'국산' 뇌수술 자동가이드 로봇 '카이메로' 활용한 첫 수술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원석 교수, 소아신경과 강훈철·김흥동 교수팀은 뇌내 해면상 혈관종 진단을 받은 10세 뇌전증 환자 김수민(여, 가명) 양에게 로봇을 이용해 뇌에 전극을 심는 수술 후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아 제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앞서 김 양은 급작스러운 발작으로 병원을 찾아 뇌내 해면상 혈관종 진단을 받았다. 수술로 혈관종을 제거했으나 발작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하루 3∼4회 발작할 정도로 심해져 학교생활을 할 수 없었다. 약물 치료도 받았으나 종일 멍한 상태가 지속되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결국 수술로 뇌전증 발생 부위를 절제하기로 했다.
장 교수팀은 뇌수술 로봇 '카이메로'를 이용해서 한 시간 반 만에 양측 뇌심부에 전극을 심고,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아 제거했다. 김 양은 수술 후 뇌전증 발작 없이 회복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장원석 교수가 국내 최초로 개발된 뇌수술 보조 로봇장비인 카이메로를 이용해 환자의 뇌심부에 전극을 삽입하고 있다. 카이메로를 이용한 뇌전증 수술은 약 2∼3㎜의 작은 구멍으로 전극을 삽입할 수 있어 수술시간도 짧고, 부작용이나 수술 후 통증도 줄일 수 있다. 2021.04.22. [세브란스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카이메로는 국내 로봇 기업 고영테크놀러지에서 개발한 의료영상기반의 뇌수술 보조 로봇수술 장비로,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이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사전에 촬영한 환자의 영상정보와 실제 수술 부위를 결합해 보여주므로 수술 시 뇌 신경이나 혈관과 같은 위험한 부위를 피할 수 있게 돕는다. 지난해 10월 세브란스병원에 설치됐다.
장원석 교수는 "이제 국내에서도 로봇 기술을 활용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의 이상 발작으로 반복적인 의식 소실과 경련, 인지기능 장애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국내 뇌전증 환자는 36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뇌전증 환자의 25% 정도는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수술해야 한다.
수술은 뇌전증 발생 부위를 정확하게 절제하는 게 관건이다. 두개골을 절개해 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는데, 전극을 삽입하는 데만 4∼5시간 정도 걸린다. 두개골을 여는 수술이어서 뇌출혈이나 마비, 언어 장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뇌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두개골에 약 2∼3㎜ 정도의 작은 구멍들을 뚫어 바늘 모양의 전극을 삽입하는 입체뇌파전극삽입술이 시도되고 있다. 발병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혈, 감염 등의 부작용 위험과 수술 후 통증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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