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유족들 28일 상속세 및 사회환원 계획 발표
상속세 12조원 이상·희귀질환 극복에 1조원·미술품 기증
사후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전형 보여
고(故) 이건희 회장 “사업보국은 기업의 사명”, 유족들 “고인 뜻 따를 것”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연합]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전 재산 가운데 60% 상당이 사회에 환원된다.
28일 삼성그룹과 이 회장의 유족들은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동시에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으로 사회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오는 30일로 예정한 상속세 신고 및 납부 기한을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
우선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 등 이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현금성 자산 등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한다. 여기에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1조원을 기부하고, 이 회장이 보유한 약 2만3000여점의 개인 소장 미술작품 등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유족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한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어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되며,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도 3000억원이 투입된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및 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이 지원된다.
이 회장은 생전에 평소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며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족 측은 이번 사회환원과 관련해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활동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회장이 소유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등 국보급 지정문화재 등이 국립박물관 등에 기증된다.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미술품 1600여점도 유족들이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한편 유족들은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다. 당장 올해 1차분 납부는 삼성 일가에서 보유한 예금과 금융기관 대출 등으로 충당한다.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겠다”고 설명했다.
양대근·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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