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家) 유족들이 28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수조원대 유산 상속 방안을 통해 12조원의 상속세를 납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거론됐던 다른 방안을 배제하고 상속세 납부의 정공법을 택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보유 지분이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삼성그룹은 이 전 회장 유산의 상속세와 사회공헌 방안을 발표하고, 삼성 일가가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2조원의 상속세 납부계획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에 방점이 찍힌 선택으로 풀이된다.

현재 고(故) 이건희 회장의 주식 상속자산은 삼성전자 보통주(4.18%)와 우선주(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등이다.

이 전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주식 상속가액 기준으로 15조5000억원, 삼성생명 지분가치는 2조7000억원이다.

이날 공개된 상속세 납부 방안은 삼성가 유족들이 이 전 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보통주 지분을 17.48%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각각 0.06%, 0.7%에 그친다.

재계에서는 삼성 일가가 기업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해 유산을 법정 비율대로 분할하기보다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그룹의 지배력 행사에 핵심이 될 기업들의 지분을 상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상속을 계기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추가로 변화할 가능성도 점친다.

유력시하는 방안은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사업지주회사와,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한 금융지주로 양분하는 구조가 거론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속안 계획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부수적으로 삼성전자로부터 나오는 배당금을 통해 상속세 납부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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