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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정쟁' 보다 '정책' 택했다...돌아온 오세훈의 '능숙한 실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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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광화문광장 공사·부동산 정책 관련 합리적 절충안 선택..."신선하다"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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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열린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를 앞두고 '첫날부터 능숙하게'라는 슬로건이 적힌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 포스터를 서울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첫날부터 능숙하게!"

10년 만에 다시 시정에 복귀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 초반 행보가 '합격점'을 받고 있다. 전임 시장 행정을 무조건 뒤엎기 보다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정책 결정들을 내리고 있어서다. 자신이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규제완화 일변도가 아니라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카드를 써가며 '속도 조절'을 적절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거운동 기간 내걸었던 '첫날부터 능숙하게'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만은 않다는 분위기다.


전임자 흔적 지우기 아닌 '행정 연속성' 강조...민주당 101석인 시의회서도 "잘한 선택"

2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 시장이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시작한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를 '보완해' 완성시키기로 한 결정에 대해 무조건 전임자 흔적을 지우려 하는 일반적인 선출직들과 달리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금의 광화문광장은 오 시장이 재임 중이던 2009년 8월1일 준공됐다. 하지만 고 박 시장의 취임 이후 광장 형태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고, 보궐선거 전인 지난해 말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가 시작됐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왔다.

이 때문에 오 시장 당선으로 공사 중단이 예상됐지만 오 시장은 '다른 카드'를 꺼냈다. 원상복구시 최소 400억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하고, 전면 재검토할 경우에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소모적 논쟁이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행정의 연속성'을 중시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본인이 시장을 두 번째 하고 있는 만큼 행정의 연속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이라며 "'바뀌면 다 뒤집는' 행태를 답습하기 보다 현실을 인정해가며 할 수 있는 선에서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0석 중 101석을 차지한 시의회도 반색했다. 한 서울시의원은 "매우 잘한 선택"이라며 "취임 첫날 오 시장에게 시민 불안을 가중시키지 말 것, 전임 시장의 과업을 무조건 지우려고만하지 말 것을 시의회에서 주문했는데 그런 맥락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 입장에서도 가장 실용적인 선택이라고도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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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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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 완화' 앞서 집값 안정 '예방책'부터..."신선하다" 평가

오 시장은 재보궐선거 전 자신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부동산 규제 완화에 있어서도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오 시장은 지난 21일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들이 몰려 있는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들 지역은 오 시장의 규제 완화 공약에 기대를 걸고 시장선거 때 표를 몰아 준 '텃밭'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 시장은 이들 지역에서 집값 과열 조짐이 보이자 발빠르게 규제안을 내놓고 지난 27일부터 전격 시행했다.

하지만 지역 민심을 잃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집값 안정을 전제로 규제 완화를 빠르게 추진할 것이란 기대를 심어줬다. 압구정 지역 재건축 조합장은 "불가피 (규제로) 묶을 부분을 묶는 것은 감내할테니, 향후 불필요한 재건축 규제만 합리적인 선에서 없애주면 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온라인상에서는 "합리적으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진짜 보수란 이런 것", "신 보수의 품격"이란 표현들도 나온다.

오 시장의 이런 태도로 앞으로 정부와 시의회도 오 시장의 정책에 있어 무조건 대립각을 세우기만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실 오 시장의 행보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합리적이고, 당연한 것"이라며 "현 정권에서 뭐든 과거(전 정권) 행정이면 지우려 하는 모습들을 보다 보니 오 시장의 이런 모습이 굉장히 신선하게 와 닿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쟁을 뛰어넘고, 소속 정당을 뛰어넘어야 정책 연속성이 있는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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