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이 일본법인을 통해 약 1억달러(약 113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국내 기업이 1000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직접 가상화폐를 사들이고 이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가상화폐 분야에 큰 관심을 보여왔던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기업 위주로 이뤄지던 가상화폐 투자가 국내 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8일 넥슨이 일본법인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매수한 비트코인은 총 1717개이며, 매수 평균 단가는 5만8226달러(약 6580만원)다. 이는 넥슨 전체 현금·현금성 자산의 2% 미만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오언 머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자사의 비트코인 매수는 주주 가치 제고와 현금성 자산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며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넥슨코리아 측도 "비트코인 매수액이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이기에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며 "공시 의무도 없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5만5000달러(약 6215만원)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당장은 손해이지만 현금을 그대로 들고 있는 것보다 미래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환금성도 뛰어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넥슨과 김 대표는 그동안 가상화폐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보여 왔다. 김 대표는 NXC를 통해 2017년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했고, 이듬해에는 '비트스탬프'와 '타고미'에도 투자한 바 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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