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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가족들이 12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의 일부를 시중은행에서 수천억 원의 신용대출을 받아 마련합니다.
오늘(29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은 이르면 오늘 삼성 일가에 수천억 원의 신용대출을 내줄 예정입니다.
이 은행은 삼성 일가로부터 신용대출 신청을 받은 뒤 본부 차원에서 최고 등급의 '여신(대출)심사 협의체'를 통해 대출 여부를 검토한 뒤 최근 '특별 승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각 은행의 여신 심사 협의체가 특별 승인한 대출 건은 기존 은행 내부 규정 등에 딱히 구속받지 않기 때문에, 금리나 신용대출 한도 등이 일반적 대출 기준과 상관없이 결정됩니다.
차주(돈 빌리는 주체)가 이자를 제때 내고 장기적으로 원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만 따져 각 대출 건별로 금리와 대출 한도를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은행권에서 아직 100억 원이상의 신용대출도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수천억 원의 신용대출이 결정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지난해 11월말 이후 연봉 8천만 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 규제가 실행되고 있지만, 특별 승인 건의 경우 DSR 기준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다만 DSR 비율을 굳이 따진다고 해도,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자산이 무려 30조 원으로 추정되고 지난해 삼성전자 배당금만 7천462억 원에 이르는만큼 이를 물려받는 삼성 일가가 DSR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그럼에도 A은행은 이 신용대출에 견질 담보를 설정했습니다.
견질 담보는 해당 은행의 여신 관련 규정 등에서 정규(정식) 담보로 인정하지 않는 것들을 담보로 잡은 경우를 말합니다.
따라서 견질 담보의 가치는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은행이 삼성 일가에 거액의 신용대출을 내주면서 그나마 '보험'식으로 보유 주식 등을 견질 담보로 설정해 차주의 정상적 상환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삼성 일가는 A은행 뿐 아니라 B은행에서도 비슷한 규모와 방식으로 신용대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 일가는 이렇게 대출 등으로 마련한 2조 원(12조 원의 6분의 1)의 1차 상속세를 오는 30일까지 납부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은행권은 이번 삼성 일가의 수천억 신용대출로 '특혜', '파격' 논란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작년 11월 이후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관리' 압박에 따라 은행권은 직장인뿐 아니라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들에까지 신용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무리 소득이 많아도, 신용등급이 높아도 시중은행에서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은 1억∼1억5천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삼성 일가의 소득과 신용등급을 의심할 부분은 없지만, 그렇다고 일반인은 1억 원 받기도 어려운 신용대출을 수백억, 수천억 원씩 쉽게 내줬다는 사실을 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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