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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LH 임직원 투기 논란

LH發 투기 '후폭풍'에 미뤄진 수도권 신규택지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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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신규택지 26.3만 가구 공급
수도권 일부 개발 후보지 거래량
5년간 월평균보다 2~4배나 증가
도시재생 선도사업에 2.1만 가구
세종 고밀개발 등 1.3만 가구 추진


정부의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가 연기됐다. 곳곳에서 투기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29일 정부가 2.4대책 후속 조치로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은 크게 3가지 사업으로 나뉜다. 도시재생 선도사업 후보지(2만1000가구)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추가 공급(1만3000가구), 지방 신규 공공택지 공급(1만8000가구)이다.

도시재생 물량은 소규모 주택정비 사업(20곳)과 주거재생혁신지구 사업(7곳)에서 각각 1만7000가구, 3000가구씩 확보했다. 이들 사업지 대부분은 노후 주거지가 밀집하고 기반시설 정비가 절실한데도 민간 주도의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려운 곳들이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에 포함되고도 사업성이 낮아 추진이 더뎠던 곳도 포함됐다. 정부는 용적률 혜택 등으로 공급 물량이 각각 1.6배, 1.3배 늘어 사업성이 개선되는 만큼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종시에선 고밀 개발과 주택용지 추가 확보를 통해 1만3000가구가 새로 공급된다. 이 물량은 2.4대책 당시 신규택지로 공급할 26만3000가구에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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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상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29일 '위클리 주택공급 브리핑'을 통해 총 5만2000가구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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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땅 투기에 꼬여버린 신규택지 공급…발표 수개월 지연될 듯


그러나 이날 발표된 정부의 주택 공급 방안에는 관심사였던 수도권 신규택지가 아예 빠졌다. 정부가 후보지 발굴 뒤 진행한 사전조사에서 특정 시점에 토지 거래량, 외지인·지분거래 비중 등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투기 의심 거래가 상당수 포착됐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지는 반기·분기별 월평균 거래량이 그 지역 내 5년 간 월평균 거래량 대비 2~4배 증가했다. 외지인 거래가 전체 거래의 절반에 달하거나 지분 거래 비중이 시기에 따라 80% 이상까지 높아지는 사례도 나왔다. 신도시 개발 예정지는 '투기판'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에 대한 후보지 내 토지 소유 여부를 확인한 결과 투기 의심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2·4대책 발표 당시 26만3000가구를 신규택지에서 공급한다고 예고했다. 같은 달 1차 신규택지(광명 시흥·부산 대저·광주 산정 3곳) 발표에서 이 중 10만1000가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남은 물량 14만9000가구 중 수도권(11만 가구)을 포함해 적지 않은 물량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LH 땅 투기 사태 후폭풍에 공급 일정이 꼬인 것이다. 특히 신규택지 후보지 선정이 마무리된 만큼 예정대로 후보지를 발표한다던 국토부가 밀어붙이기식으로 강행하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투기 의혹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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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포 고촌지구, 하남 감북지구 등 수도권 택지지구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곳들은 이미 택지지구 지정 때마다 단골처럼 오르내리던 곳들이어서 투기성 거래가 적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결국 이날 나온 신규택지는 울산 선바위(1만5000가구)와 대전 상서지구(3000가구) 두 곳에 그쳤다. 정부는 남은 13만1000가구 공급을 목표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김수상 주택토지실장은 "투기 정황이 있는 후보지에 대한 경찰 수사와 실거래 정밀조사를 조속히 완료하고 투기 근절 관련 법령 개정이 완료되면 신규택지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투기성 거래에 대한 규명을 명확히 정리한 뒤 주택 공급에 나서겠다는 방침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다만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수도권 집값 안정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신규택지 발표가 계속 뒤로 밀린다면 시장에 불안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투데이/김동효 기자(sorahos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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