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 시사 발언이 전해지면서 5일 시장 전문가들은 그 진의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한국 증시는 어린이날로 휴장해 그 영향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경우 증시에도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3200선, 코스닥지수가 1000선을 넘어서는 등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덕분이다. 만약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 이러한 기반은 흔들리기 마련이란 분석이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이슈가 가시화하면 외국인 투자자들부터 동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리 인상 시기에는 신흥국보다 선진국 투자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만약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면 그동안 한국 증시를 떠받쳐온 개인투자자마저 자금을 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이탈→증시 하락→동학개미 이탈→증시 추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금리 인상 이슈가 떠오른 시점이 하필 공매도가 재개된 직후라 충격이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매도 주도층은 외국인인데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일 투자주체별 공매도 비중을 보면 외국인 90.84%, 기관 7.53%, 개인 1.61%였다. 4일에는 각각 86.11%, 12.32%, 1.57% 비중이었다. 공매도는 기본적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기법이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는 "옐런 장관의 발언은 자산시장에 버블이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주장해왔던 논리와는 '톤'이 다른 것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금리 인상 필요성의 주요 근거는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이라며 "미국은 코로나로부터 벗어나는 분위기가 강한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시장에 투자할 근거가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충격이 오더라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현재로선 금리 인상이 빨라질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 물가 상승률뿐만 아니라 고용지표를 보는데 고용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융기 KB자산운용 상무는 "연준이 실제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하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영태 기자 / 박창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