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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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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위산·정맥혈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심장·소변은 항생제로 역류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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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순리 거스르는 질환 관리

사람마다 생김새는 달라도 누구에게나 공통으로 적용된 신체의 규칙이 있다. 바로 ‘이동 방향’이다. 이를테면 소변은 신장에서 방광으로, 피는 동맥에서 정맥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그런데 선천적·후천적 이유로 이 같은 순리를 거슬러 ‘역류’하면 예기치 못한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이른바 역류의 습격인 셈이다. 일부 질환은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대표적인 역류성 질환별 예방·관리법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위산 역류 베개를 등에 대고 상체를 45도로 세우면 속 쓰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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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의 역류



식후 4시간 뒤에 눕고 카페인 줄여야

먹은 음식물이 위(胃)에서 역류하지 못하도록 조절하는 부위가 하부 식도 괄약근이다. 이 괄약근은 평소엔 닫혀 있다가 음식을 삼키거나 트림할 때만 잠깐씩 열린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유진 교수는 “이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완벽히 닫히지 않거나 부적절한 때 열리면 pH 1~2로 강한 산성을 띠는 위산이 연약한 식도로 올라와 식도 점막을 손상하는 ‘위식도 역류 질환’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식사 후 가슴 한쪽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속 쓰림, 신맛 트림 등의 증상이 특징이다. 위식도 역류 질환은 식도 조직이 위 조직으로 변하는 바렛 식도, 식도 점막 염증의 장기화로 인한 식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예방·치료가 필요하다.

이 질환은 1년 내 재발률이 80%에 가까워 생활습관 교정이 필수다. 식도 괄약근을 약하게 만드는 음식은 섭취를 자제한다. 커피·초콜릿에 많은 카페인은 식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든다. 금연은 필수다. 침 속 탄산은 역류한 위산을 청소하는데, 담배의 유해 물질이 탄산을 없애서다. 기름진 음식은 위 속에 음식물을 오래 머물게 해 위산 분비량을 늘리고 위산 역류를 부추긴다. 복부 비만은 복압을 높여 위를 조이고 하부 식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한다. 살을 조금만 빼도 역류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식사 후 4시간 이내에는 눕지 않는다. 잘 때 위산 역류로 속 쓰림이 심하면 베개를 이용해 상체를 45도 세워 보자. 위산을 중화하는 제산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 프로톤 펌프 저해제 등을 1주~2개월 복용하는 약물요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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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혈액 역류 꾸준한 혈압 관리는 고혈압을 막고 심장 혈액의 역류 예방에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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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혈액의 역류



혈압 조절하고 초음파검사 받아야

심장은 전신에 피를 공급하기 위해 판막을 여닫는다. 심장 판막이 고장 나 피가 역류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승모판 기능부전’이다. 피는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이동하는데,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의 판막(승모판)이 기능을 잃으면 좌심실이 수축할 때 이 피의 상당수가 다시 좌심방으로 역류한다. 류머티즘열의 대표적인 후유증이 승모판 기능부전이다. 류머티즘열은 후두·편도가 A군 연쇄상구균에 감염돼 발생하며, 만성기에 판막을 망가뜨릴 수 있다. 승모판의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승모판 탈출증도 승모판 기능부전의 원인이며 심장 수축 시 승모판이 좌심방 쪽으로 이탈한다. 선천성 판막 이상도 피의 역류를 야기한다. 승모판 기능부전이 심해지면 안정 시에도 호흡이 가빠지고 똑바로 누워 자기 힘들어 꼬박 앉아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심한 기침·가래·흉통을 동반한다. 방치하면 심장 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장 피가 역류하는 환자는 일상에서 고혈압을 막기 위해 저염식을 유지하고 심장내과 의료진과 상의해 적절한 운동법을 설계하는 게 권장된다. 꾸준한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 심장 피가 역류할 땐 혈압을 조절하면서 이뇨제를 사용한다.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허란 교수는 “과거 류머티즘열을 앓은 적이 있다면 재발을 막기 위해 예방적 항생제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판막 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심장 초음파 등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악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중증의 판막 역류가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시행하도록 한다. 판막 역류가 악화하면 수술·시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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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역류 방광요관 역류 시 감염 질환을 막으려면 요도의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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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의 역류



요도 깨끗이, 정기적 소변 배양검사

신장에서 걸러진 소변은 요관을 거쳐 방광에 모인다. 소변이 배출되지 못하고 다시 요관을 타고 역류하는 질환이 ‘방광요관 역류’다. 그 원인은 성인의 경우 하부 요로 폐색이다. 하부 요로가 막혀 소변이 배출되지 못하다가 역류하는 것이다. 특히 남성의 경우 전립샘비대증이 심하면 소변을 보지 못하고 방광이 심하게 부풀면서 일시적으로 방광요관 역류가 나타날 수 있다. 소아에서는 하부 요관이 짧거나 선천적으로 요관 입구의 위치가 비정상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조정기 교수는 “방광에 있을지 모르는 세균이 소변을 통해 신장으로 타고 들어가면 방광요관 역류와 요로감염이 동시에 발생해 열이 나거나 소변을 급하게 자주 볼 수 있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변의 역류가 지속하면 급성 신우신염을 포함한 요로감염이 재발하고 신장 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

방광요관 역류는 예방법이 없어 2차 질환을 막기 위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방광요관 역류를 진단받은 경우 요도의 청결을 유지하고 소변 배양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다. 간혹 임산부의 산전 초음파검사에서 태아의 방광요관 역류가 발견되는데, 이럴 땐 출생 후 빠른 진단을 거쳐 약물치료로 신생아의 요로감염을 막고 신장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로 방광요관 역류가 저절로 없어질 때까지 신장의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한 예방적 치료로 항생제를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방광요관 역류가 심하거나 예방적 항생제를 복용해도 열성 요로감염이 재발하는 경우 요관 박리술을 고려할 수 있다.

중앙일보

맥혈 역류 까치발 동작을 반복하면 정맥 판막의 개폐 기능을 도와 역류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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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혈의 역류



수시로 까치발, 잘 땐 다리 밑에 베개

다리의 정맥 혈관에는 판막이 200여 개 설치돼 있다. 정맥 판막이 제대로 열리고 닫혀야 피가 발끝에서 머리·심장까지 이동한다. 그런데 정맥 혈관이 늘어나면 정맥 판막이 온전히 닫히지 못해 피가 역류할 수 있다. 역류한 혈액은 정맥 혈관을 부풀게 해 하지정맥류·심부정맥판막부전증 등 정맥판막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다리가 무겁거나 피로하고, 다리의 경련·통증·부종 등이 주요 증상이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외과 한상협 교수는 “정맥피의 역류를 방치하면 정맥성 피부궤양, 혈전정맥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일상 속 관리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종아리 근육의 수축·이완은 혈액을 펌프질해 정맥피의 역류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다리를 수시로 주물러 주거나 스트레칭을 하고, 까치발로 서서 수초간 유지했다가 내리는 자세를 반복해 보자. 잘 때 베개를 다리 밑에 둬 다리를 살짝 올리면 역류를 완화·예방할 수 있다. 거꾸리 기구를 활용하면 다리 피의 역류를 개선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습관, 다리를 꼬고 앉거나 양반다리를 지속하는 자세, 지나친 음주·흡연은 역류를 악화할 수 있어 피한다. 정맥판막부전증의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정맥 순환제를 복용하거나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할 땐 레이저·고주파를 이용해 정맥류의 원인 정맥을 제거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최근엔 인체에 무해한 접착제를 혈관에 주입해 혈관을 막아 없애는 혈관접착요법도 선호된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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