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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조선사, 수주는 '역대급' 실적은 '지지부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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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국내 조선사 수주량, 세계 절반

한국조선 영업익 45%↓…삼성重 적자

수년간 목표 밑돈 수주량에 실적 타격

일감 확보한 조선사, 선별수주로 개선 기대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내 대형 조선사가 올해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절반을 휩쓸고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뿐 아니라 오는 17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넉 달 만에 조선 3사 수주 달성률 50% 육박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 등 대형 조선 3사는 현재 총 147억1000만달러를 수주해 연초 수주 목표 달성률이 48.4%를 기록했다. 각사별 목표 달성률은 삼성중공업이 65.4%로 가장 높고 한국조선해양 49.7%, 대우조선해양 28.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데일리

단위=억달러, 자료=각사


국내 조선사의 수주량은 전 세계적으로도 압도적이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국내 조선사는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102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가운데 532만CGT를 수주했다. 이는 조선업황이 가장 좋았던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기도 하다.

다만 이들 수주는 아직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영업이익이 6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고 삼성중공업 역시 영업손실 5068억원으로 14분기째 적자를 지속했다. 증권가가 전망한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은 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8% 급감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간 쌓아둔 일감 부족…예고된 부진

역대급 수주에도 올해 조선사의 실적 부진은 예견된 일이었다. 그간 쌓아둔 일감(수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조선사는 선박을 수주한 후 1년 안팎의 설계 기간을 거쳐 선박 건조 공정률에 따라 매출액을 인식해 실적에 반영하는 구조다. 수주 직후 1년가량 동안엔 발생하는 매출액이 거의 없는 셈이다.

올해 실적은 2018~2020년 수주에 달려있는데 이 기간 2018년 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하면 조선 3사 모두 수주량이 목표치를 밑돌았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이후 5년째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연초 매출액 전망치를 4조8001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대비 30% 이상 낮춘 이유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연초 7조1000억원에서 6조9000억원으로 정정하고 영업손실 전망치를 7600억원으로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수년 동안 수주량이 목표를 밑돌다보니 실적에 타격이 올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한다면 실적 부진을 올해로 끝내고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치 일감 확보, 개선 가능성 커져

다행히 발주 시장은 조선사에 유리하게 전개된다. 지난해 4분기부터 몰아친 수주로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현재 2.5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다. 선박을 짓는 도크를 어느 정도 채운 조선사로선 선가를 높이거나 부가가치가 더 높은 선박을 골라 수주할 수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협상권이 조선사에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컨테이너선 운임 급등에 따른 컨테이선 발주 폭풍이 연초 한 차례 분 데 이어 하반기엔 지난해 슬롯만 예약한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실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발주도 기대되는 분야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내 조선업의 수주잔량이 1분기 말 2400만CGT 이상으로 2년치 일감을 확보한 데 따라 선가 인상이 탄력 받을 것”이라며 “올해 환경규제 효과로 발주 시장이 회복되는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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