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두배 시초가 형성 후 '따상'은 실패…장중 24% 수준까지 빠져
노재석 SK아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가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코스피 상장식'에 참석해 상장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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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각종 신기록을 세우며 국내 공모주 시장에 새 역사를 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11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입성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까지 치솟는 현상)’에 실패했다. 수요 예측 및 일반 청약 경쟁률, 증거금 등 모든 측면에서 신기록을 세운 만큼 ‘따상’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매도 물량이 많이 쏟아지면서 불발됐고 시초가 대비 20%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SKIET의 시초가는 공모가 10만5000원의 2배인 21만원에 형성돼 장 시작과 동시에 22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9시26분 기준 24.05%까지 급락, 15만9500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별 중복 청약이 금지되기 전 마지막 공모 대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지만 매도 물량으로 낙폭을 키우며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SKIET의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날 유통 가능한 물량은 15%(기관 및 개인 물량 1072만948주). 상장 이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따상상상)를 거둔 SK바이오팜의 유통 주식 비중은 13%, 따상 기록만 남겼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12% 정도였다.
SKIET의 기관 배정 물량 1214만944주 중 64.57%에 해당하는 784만4846주가 의무보유 확약을 했고 기간별로는 6개월이 302만988주(24.9%)로 가장 많다. 이어 1개월 270만264주(22.2%), 3개월 208만7672주(17.2%), 15일 3만5922주(0.3%) 순이다. 이는 기관 배정 물량 기준으로 SK바이오팜(52.25%)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85.26%), 하이브(78.37%), 카카오게임즈(72.57%)보다 낮은 수치다. 의무보유 확약이란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일정 기간 팔지 않는 것을 뜻한다.
상장 첫날 따상에 실패하면서 이튿날인 12일 주가 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도 불안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이 초반에 매물을 얼마나 내놓지 않느냐가 관건이지만 기관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기대보다 낮고 의무확약 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더 큰 수익을 남긴다고 인지하고 있어 상장 이튿날 흐름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다만 의무확약 기간을 감안하면 상장 이후 1개월까지는 대규모 물량이 장중에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KIET에 대해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로 계산하는 방법(DCF)을 사용할 경우 전고체전지 위협이 크게 부각되기 전까지 적정 주가 범위는 10만~16만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SKIET가 따상에 실패하면서 공모주 투자 수익률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어는 많다. 우선 조(兆) 단위 대어로 꼽히는 SD바이오센서 상장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 최대 진단키트 업체로 지난 1월26일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매출 1조6862억원, 영업이익 7383억원, 당기순익 6216억원을 달성해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의 실적을 넘어섰다. 일진복합소재에서 사명을 바꾼 일진하이솔루스 역시 유가증권 시장 등판을 준비중으로 기업가치는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름 공모주 시장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되는 곳은 바로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이다. 이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전자결제 플랫폼 카카오페이도 상장을 준비중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시가총액이 25조원에 육박, 상장 시 기업가치는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으로서 국내 최초의 상장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20조원으로 추정된다. 몸값이 7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던 카카오페이는 기업가치를 16조원대로 제시했다. 하반기 최대어는 LG화학에서 분사한 2차전지 전문업체 LG에너지솔루션이다. 기업가치가 최대 100조원으로 자본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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