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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시리아 대선 D-2…'21년 철권통치' 아사드 당선 확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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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시리아에서 26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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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10년 넘게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26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선 반세기 넘게 시리아를 통치해온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55)의 당선이 사실상 확실시된다.

'노동을 통한 희망'이란 슬로건을 내건 아사드 대통령은 10년 째 이어진 내전으로 황폐해진 나라를 재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대선을 사흘 앞두고 수도 다마스쿠스에는 아사드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도로와 광장을 가득 메웠다.

2011년 내전이 시작된 이래 두 번째 열리는 이번 대선은 21년째 집권중인 아사드 대통령에게 4번째 승리를 안기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 근동정책 연구소의 파브리체 발란슈 연구원은 "선거를 주기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시리아 기관들이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시리아인들은 아사드와 그의 체제에 충성을 맹세하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드 대통령 정권의 반대편에 선 서방 국가들은 이번 대선에 대해 사기이자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선거라고 비판한다.

아사드 대통령은 30년 간 시리아를 통치한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가 숨진 뒤 2000년 국민투표를 통해 처음 대통령에 올랐다. 하페즈 전 대통령은 아들인 바샤르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기 위해 법까지 바꿨다.

26일 선거에서 그는 헌법재판소가 최종 선정한 2명의 후보와 맞붙는다. 헌법재판소는 후보 등록을 신청한 51명 중 아사드 대통령과 압달라 살룸 압달라 전 내무장관, 야권 지도자 마흐무드 메르히 등 3명만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최근 아사드 대통령은 유세 집회나 미디어 인터뷰 등 노출을 비교적 삼가고 있다. 아사드 선거팀이 공개한 홍보 영상은 폭발과 교전으로부터 도망치는 이재민들의 모습에서 총격으로 인해 구멍이 뚫린 교실 벽을 고치는 교사의 모습, 밭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의 모습 등 평온을 되찾은 시리아인들의 일상으로 전환된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라인스 연구소의 니콜라스 헤라스는 "아사드의 선거 캠페인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시리아의 재건에 굉장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으로써 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사드 대통령을 시리아 갈등의 혼돈에서 질서와 재건을 재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시리아 인구의 80% 이상이 빈곤층이라는 점에서 아사드가 내놓은 비전과 시리아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헤라스는 아사드의 캠페인이 시리아 유권자보다는 해외 기부자 또는 지지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흐리르 중동정책 연구소의 시리아인 연구원 수하일 알 가지는 시리아에서 마지막으로 대통령 선거가 열렸던 7년 전과 지금의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설명한다.

2014년엔 반군 세력이 다마스쿠스 외곽을 비롯해 시리아 일부 도시를 장악하고 있어 아사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볼 수도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은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아사드 정권이 영토 대부분을 반군으로부터 탈환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아사드 정권을 지지한다.

알 가지 연구원은 "2014년엔 분위기가 달랐다. 아사드가 어쩌면 사라질 수도 있었다"며 "이제는 남아있는 시리아인들과 떠난 우리 모두 정권 전복은 없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시리아 정권은 이번 선거를 자신들이 이겼고 시리아는 안전하니 모두 돌아와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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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거리와 광장을 가득 채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포스터.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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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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