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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강경파로 채워진 이란 대선 후보군…핵협정 논의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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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7명 중 강경보수 라이시 등 보수성향 5명

온건파 로하니 대통령 측근 대부분 제외돼

아시아경제

이란 대선 최종 후보 7인. 왼쪽부터 모센 레자에이 국정조정위원회 위원장,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 알리레자 자카니 전 의원, 모센 메흐랄리자데 전 부통령,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하셰미 의회 부의장, 사이드 잘릴리 전 이란핵협정 수석대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사법부 수장. [사진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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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다가오는 이란 대선의 최종 후보군이 확정된 가운데 대부분 강경파 후보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재 집권중인 온건개혁파 정권에서 강경보수 성향의 정권으로 교체될 경우 이란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에 따르면 이날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전체 592명의 대선 출마자 중 7명을 대선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슬람 규범과 헌법 해석권을 가진 헌법수호위원회는 대선과 총선, 국민투표에 대한 감독권과 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권한이 있다.


최종 후보군 중 대선 승리에 가장 유력한 인물은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다. 2019년 이란 사법부 수장으로 임명된 그는 대표적인 강경 보수성향 성직자로 손꼽힌다. 그는 사법 당국의 총괄 책임자로서 최근 반부패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여론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이시는 이번 대선에서 총 72%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앞서 2017년 대선에도 출마했는데 당시 38%를 득표하는 데 그쳐 과반을 차지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밖에도 대선 후보군에 포함된 모센 레자에이 국정조정위원회 위원장, 알리레자 자카니 전 의원,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하셰미 의회 부의장, 사이드 잘릴리 전 이란핵협정 수석대표 모두 강경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반면, 온건파 성향의 후보는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 모센 메흐랄리자데 전 부통령 두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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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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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대선 후보군 결정 과정에서 온건성향인 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측근이 대부분 후보에서 제외된 것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대선에 출마한 알리 라리자니 전 의회 대변인도 후보군에서 제외됐는데 보수성향인 그는 최근 로하니 대통령의 이란핵협정 논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오며 그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분류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개혁 성향이자 로하니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인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도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내가 후보군에서 퇴출된 것은 개혁파 세력의 참여를 배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밝히며 다가오는 대선이 공정하게 치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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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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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란핵협정 복원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이번 대선 결과의 향방이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P통신은 "온건개혁파 정치인들은 현상 유지와 함께 서방 세계와의 대립을 최소화하려고 한다"며 "반면 강경파 정치인들은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을 대폭 확장해 서방을 적극 견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이란에서 강경보수 정권으로 교체될 경우 이란핵협정 복원 협상에서 이란이 더 강경한 태도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대목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핵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협정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핵협정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핵협정 당사국인 이란과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영국 등은 현재 오스트리아 빈에 모여 협정 복원을 위한 회담을 진행 중이다.


한편, 2017년 연임에 성공한 로하니 대통령은 오는 8월 임기를 마친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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