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승리 위해 각자의 장점 집중
전문가 "소비자 선택의 폭 넓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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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송승섭 기자] 정부가 중금리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6.5~16%대의 중금리시장이 금융권의 신(新) 격전지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당국은 중금리대출 요건을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한편 인터넷은행의 경우 제시한 목표에 달성하지 못하면 신사업 진출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중금리 대출 비중이 높았던 저축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축은행은 그간 쌓아온 노하우로 승부를 본다는 입장인 반면, 인터넷은행은 자신들의 강점인 빅테이터 분석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27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은 8조4041억원을 민간중금리대출을 취급해 전체(11조2788억원) 공급액의 74.5%를 차지했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1149억원으로 1%에 불과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누적액을 살펴봐도 저축은행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전체 공급액 25조3631억원중 저축은행은 63%인 15조9747억원을 공급했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3819억원으로 1.5%에 그쳤다.
이같은 상황에도 저축은행이 인터넷은행을 경계하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확대를 압박하고 있고, 인터넷은행이 이같은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고객 중 일부는 인터넷은행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인지도와 편리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규모의 경쟁인 금융 산업에서 플랫폼 기업을 이기는 건 어렵다"며 "고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중금리 이용하는 사람 중 상대적 고신용자는 빠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금리 대출 시장이 세분화·양분화 되는 것일 뿐 저축은행이 여전히 중저신용자 상대로 강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아무리 중금리 대출 넓혀도도 중·저신용자까지 내려가기 어렵다"며 "고신용자 영업 펼쳤던 인터넷 은행과 달리 저신용자 대상 정보와 관리 노하우 크다" 주장했다.
인터넷은행들은 기존 저축은행이 가지고 있는 중금리 대출의 노하우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기존 저축은행이 진행해온 중금리 대출 양과 데이터가 방대하다"며 "특히 중금리와 관련한 직접적인 고객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넷은행은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로 저축은행에 반격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금리 대출 시장의 핵심은 상환능력 평가역량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6월 특화 모형이 추가된 새로운 CSS를 개발·적용한다. 케이뱅크는 4분기에 CSS에 금융 이력 부족자 특화 모형을 추가하고 금융정보와 대안정보를 가명 결합한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도 중·저신용자 특화 금융상품 고객 정보를 반영한 CSS를 구축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 초기 출범 취지 고려하면 필요한 조치였다고 분석한다. 소비자 역시 중금리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선택권 측면에서 이익이라고 봤다. 홍익대 전성인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이 자선단체도 아닌데 왜 중금리를 늘려야 하느냐 얘기할 수도 있지만 그걸 약속하고 진입한 게 인터넷은행"이라면서 "코로나19로 신용점수가 다소 내려간 중신용자들에게는 이번 조치가 상당 부분 도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에서는 시중은행 다음이 2금융의 고금리뿐이라 중금리가 약한 고리였다"며 "접근성 좋고 중금리에 맞춘 상품과 업체 늘어날수록 합리적인 금리에 대출받기 쉬워진다"고 분석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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