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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IT업계 잇따른 노동문제

'엎드려뻗쳐' 상사 갑질에?…네이버 40대男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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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갑질 의혹으로 추정되는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8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인근 아파트에서 4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네이버 직원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시신에서 특이할 만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타살 혐의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냈다.

하지만 A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지가 발견되고 직장 내 갑질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확인돼 관련성을 수사하고 있다.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한 내용이 적힌 메모에는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등장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 인터넷 공간에서는 A씨가 직장 상사에게 엎드려뻗쳐 등 기합을 받고 폭언을 듣는 등 괴롭힘을 당했고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A씨가 근무했던 조직에서는 직장 내 갑질 논란 등으로 직원 이동이 종종 발생했고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노조는 A씨가 업무 스트레스와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이날 밝혔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 질서에 의한 괴롭힘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조직의 문제를 수많은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로잡지 못한 것은 시스템의 문제"라며 "노조는 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블라인드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를 비난하는 글이나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한 직원은 "고인의 죽음 경위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관련 가해자들이 책임을 져야하고, 증거인멸 방지를 위해 데이터 백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은 "고인은 재떨이가 날라다니던 험난한 시절에도 버텼던 분인데 얼마나 힘드셨을지 가늠조차 안된다"며 안타까워했다.

회사의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하는 글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은 "피해 직원을 하루 만에 조직도에서 삭제했다"며 "회사의 대처가 실망스럽다"고 했다. "개발자가 회사의 소모품이냐"며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엄중하게 처리한다고 공지해라"고 지적하는 글도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린팩토리에 합동분향소를 차리거나, 국화를 놓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의견을 낸 직원도 있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홍구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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