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인터넷 은행에 대한 중금리 대출 규제가 인터넷 전문은행 업계의 핵심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100% 원금보장이 되는 서울보증보험 사잇돌 대출을 제외한 4등급 이하의 자체 중·저신용자 대출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30%까지 늘리도록 요구, 분기마다 이행 사항을 공시하도록 했다. 또 이행 사항을 점검하며 계획을 미이행할 경우 사업 인·허가 심사할 때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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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 강화는 설립 취지와 달리 1~3등급의 우량 고객 중심으로 영업한데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의 1~3등급 비중은 84.4%로 국내은행 평균 75.8% 대비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 대출 역시 1~3등급 비중이 66.4%로 상품의 취지와 달리 우량 고객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중금리 대출 확대는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금리 시장은 지난해 말 현재 14조원으로 고유의 특성상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이 높지 않다. 더욱이 금융소비자법이 정착되면 시장 규모는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 4~5 등급의 상당수가 신용도를 평가하기 어려운 금융이력 부족자 또는 특이점을 가진 대출자이기 때문이다. 이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자체 CSS 모델뿐만 아니라 복잡한 여신 절차나 조치가 필요한데 이같은 시스템 설치, 이를 평가하기 위한 추가 인력 비용 등 적지 않은 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은행 특성 상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대손 비용, 늘어나는 판관비를 가격(금리)에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환경이어서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 볼 때 적지 않은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중금리 대출에 대한 한도 설정이 우량고객 대상의 신용대출 등 기존 대출의 성장률을 제약, 기존 대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중금리 대출을 제대로 늘리지 못할 경우 대다수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대출 성장률을 낮춤으로써 목표치를 달성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 규제는 기존 은행 업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은행 경쟁 심화를 유발하였던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 약화로 산업 환경이 은행 주도 시장(Sellers’ Market)으로 전환, 마진 개선 등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 전통 은행업 주가가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회사 등의 성장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을 고려해 볼 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절대적인 호재로 판단한다"며 "은행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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