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제공=삼성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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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연일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조선업계가 철강재 가격 인상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재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최근 주춤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이어 조선용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실적 개선을 꾀하는 조선업계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산업자원통상부 원자재 가격정보에 따르면 전날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톤당 198.8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톤당 237.6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20% 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상승세를 보이던 철광석 가격은 중국 정부가 최근 철광석 거래량을 제한하고 수수료를 인상하는 등 원자재 가격 안정화에 나서며 주춤했다. 다만 가격 수준은 여전히 높게 형성되어 있다. 지난해 5월 톤당 90달러 선에 머무른 가격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비싼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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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압박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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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와 철강사는 한해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 두번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은 아직 논의되고 있지 않지만 철광석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인상 압박이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후판 가격은 조선사들의 수주 상황,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며 "철광석 가격이 올라 상반기에 이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조선사와 철강사는 상반기 공급 후판에 대해 톤당 10만원 수준의 가격 인상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철광석 가격 인상에 따라 후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철강사의 입장과 지난해 수주 부진을 겪은 조선업계의 입장이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당시 철강사는 13만원, 조선사는 7만원 수준의 인상을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판 가격 상승은 지난해 수주 부진에서 회복하려는 조선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 한 척을 만들 때 투입되는 후판 가격은 전체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VLCC(초대형유조선) 한 척을 만들 때 필요한 후판의 양이 3~4만톤에 이른다"며 "후판가격이 톤당 소폭 상승해도 조선사로선 수익성에 큰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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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 나아지기엔 필요한 조선사...더 늦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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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는 지난 1분기 수주고를 채웠음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대형 조선3사 중 지난 1분기 흑자를 기록한 건 한국조선해양뿐이다. 한국조선해양은 67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수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5068억원, 2129억원 손실을 봤다.
1분기 손실은 지난해의 수주 절벽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81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를 기록했지만 전체 수주의 절반가량이 11월과 12월에 집중되어 있다. 지난해 상반기 부진한 수주 영향은 올해까지 지속될 수 있다. 선박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 위해선 건조가 본격 시작되기까지 1년 가량 시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부진에서 조선사들이 아직 벗어나지 못해 향후 수익성 개선이 중요한 과제"라며 "후판가 상승 등 원자재 인상으로 실적 개선이 느려질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덕진 기자 jdj13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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