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2 (월)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반격 준비하는 자사고, 꿈쩍 않는 교육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7일 안산 동산고 선고 이후 토론회와 성명서 등 발표 준비

헌법소원 청구 공개변론으로 날선 공방 중

신입생 모집 어려워져 일반고로 자진 전환사례도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자율형사립고들이 지정 취소 무효 1심에서 모두 승소하고 본격적으로 정부와 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반대하는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항소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소송중인 8개 자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앙고·이대부고·경희고·한대부고)는 17일 경기도 안산 동산고 선고 이후 본격적으로 자사고 폐지 반대 성명과 토론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국가권익위원회 제소와 학부모들과 퇴진운동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자사고를 둘러싼 잡음이 지속될 전망이다.


자사고를 2025년 3월부터 모두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도 진행중이다. 교육부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 청구와 관련해 헌법재판소가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인만큼 공개변론 기회를 부여했고 양측이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자사고의 운명이 3년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고 지위를 자진 반납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소재 동성고는 일반고로 전환을 발표했고 서울시교육청 심의가 완료되면 내년부터 일반고로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오세목 자사고교장연합회장은 "학생 선발이 어려워진데다 적자를 국가가 보조해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법인 재정이나 의지에 따라 못버티면 내려놓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립학교에 자율을 주지 않으면 한국교육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서울 자사고 신입생 모집 결과 경쟁률은 1.09대 1이었고 전년(1.19대 1)보다 하락했다. 이처럼 자사고가 고전하는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 선발권 폐지, 학부모의 대입 성과 기대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다. 교육계 관계자는 "2018년 이전에는 자사고에 신입생 선발권이 있었기 때문에 우수 학생을 선발해서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강남보다 강북 자사고들이 신입생 충원에 더 어려움 겪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1심 선고가 나온 순서대로 6개 학교에 항소했고 나머지 경희고·한대부고에 대해서도 항소할 예정이다. 2심부터 병합 처리해달라는 요청은 법원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송이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일반고 전환을 서두르기는 어려워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025년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데 일반고로 일괄 전환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늦고 보다 빨리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