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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박자연의 현장에서] 스타트업이 일군 토스뱅크, 긴장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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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금융플랫폼 토스가 마침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았다. 첫 예비인가 신청 이후 2년 만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라는 선례가 있음에도 토스의 은행업 진출에 많은 이가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기존 인터넷은행들은 대기업인 모기업 출자로 시작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토스는 여러 투자자의 지원이 바탕이 됐다. 스타트업이 진출할 수 있는 산업의 범위가 은행업까지 넓어진 셈이다.




하지만 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정신이다. 토스가 제공할 새로운 은행업에 대한 기대감이다. 토스뱅크는 ‘은행상품을 출시하는 공급자가 아니라 뱅킹 서비스 제공하는 서비스업체’를 표방한다. 전통 금융권 뿐만 아니라 기존 인터넷은행과도 다른 접근이다. 일례로 토스 플랫폼에 탑재될 예정인 토스뱅크는 아직 토스 플랫폼 홈화면 어디에 위치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결정권을 이용자에 넘겼다. 본인가를 받은 이후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 메뉴를 보고 화면 배열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앱 제공자가 내린 의사결정이 아닌 이용자에게 앱 구성 선택권을 부여한 셈이다.

‘원앱 전략’ 역시 전통 금융권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그간 은행권이 내놓은 수많은 앱은 이용자들의 지탄을 받았다. 은행 한 곳을 이용하려면 알림앱, 결제앱 등 최소 2~3개의 앱을 내려받아야 해 불편함을 야기했다. 원앱을 택한 것은 토스 차원에서도 앱을 별도로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줄인다는 장점도 있지만 은행앱 이용자들이 이야기해온 불편함을 개선한 조치로도 볼 수 있다.

서비스제공자로서 마인드를 탑재했다는 것 외에도 토스뱅크가 주목받는 점은 새로운 신용평가모델(CSS)이다. 토스는 예비허가를 신청했던 시점부터 ‘신파일러(금융 이력 부족자)들을 위한 은행업’을 내세웠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통 금융권이 리스크 고려 차원에서 소극적으로 접근했던 신파일러 대출을 토스가 어떻게 해낼 수 있냐는 지적이었다. 토스는 이에 대해 2000만 고객과 이들이 6년간 토스 앱에서 움직였던 모든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어떤 혁신적인 상품이 나올지는 아직 예상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근 카카오뱅크가 그간 4년의 대고객 서비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2%대, 1억원 한도로 중금리대출상품을 정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의 행보도 주목이 되는 게 사실이다.

토스는 2023년까지 중금리대출 비중을 44%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신파일러 리스크를 어떻게 적절히 판단해 이들이 원하는 금리와 한도를 책정할 수 있는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하반기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가 예상되고 케이뱅크도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때다. 금융은 가장 오랜 기간 공급자 중심 패러다임이 유지된 분야다. 토스가 띄운 ‘혁신의 공’이 이용자 중심으로 금융의 판도를 바꿀 ‘스파이크’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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