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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한은 "금리 한두 번 올린다고 긴축 아냐"…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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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김훈남 기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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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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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향후 기준금리를 한두 번 올려도 긴축 정책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연 0.50%의 기준금리는 '이례적 완화기조'에 해당하는 만큼 소폭 인상하게 되더라도 여전히 낮은 금리 수준이라는 의미다. 앞으로 경기회복이 빨라질 경우 한은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저금리에 '빚투'…부채 및 자금 쏠림 우려

한은은 10일 발표한 '2021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앞으로도 완화적 금융여건 지속, 주택 매매 및 전세거래 관련 수요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가계대출은 높은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저금리 속에 주택, 주식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동반 확대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18년 말 91.8%에서 2020년 말 현재 103.8%로 크게 상승했다.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중 6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주택수급 측면에서는 가구수 증가로 신규주택 등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등 주택공급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또 코로나19(COVID-19) 위기 상황에 대응해 이례적 수준으로 8번째 연 0.5%의 기준금리 동결 등 완화된 금융여건도 차입비용과 예금 등 금융자산의 수익률을 크게 낮추면서 여타 자산시장에 대한 투자 유인을 높인 점도 작용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이 같은 부채 및 자금 쏠림이 장기적인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자산가격이 상당히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가계부채나 레버리지가 확대가 되는 상황"이라며 "기저에는 저금리 등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그에 따른 위험추구 성향 강화 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부총재보는 "앞으로 경기 회복을 계속 뒷받침 해야겠지만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에 대해서도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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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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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목표 넘어 고공행진하는 물가…인플레이션 우려

한은은 두 달 연속 2%대 상승한 소비자물가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6%로 4월(2.3%)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금년 중 소비자물가는 하반기 중에도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오름세가 상당폭 확대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보고서는 "향후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는 둔화되겠으나 국제유가가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하고 수요(소비자) 측 물가압력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백신보급과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소비가 살아나면서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 전망에 대해서도 "유가와 농축산물 가격 등 공급요인 영향이 줄어들어 오름세가 둔화될 것"이면서도 "근원물가는 경기개선 흐름이 지속돼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던 글로벌 물가는 올해 들어 오름세가 점차 빨라진다"며 "미국 등 주요국 물가오름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과 다수 시장참가자는 최근 물가상승 흐름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하지만 물가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글로벌 공급체인 회복이 지체되고 노동시장에서의 임금 상승 압력이 확대된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선진국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유지 방침 역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긴다"고도 했다.

박 부총재보도 "당초 전망보다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소비회복도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고 경기 상승 속도도 당초 예상보다 빨라져 몇가지 (농축산물과 원자재 등 공급 요인의 영향) 요인들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 흐름이 속 유지되거나 확대된다면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하반기 들어서는 빠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반영이 돼 수요 측면의 상승요인이 있는데 공급 측면에선 유가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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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1년 6월)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익 물가동향팀장, 박종석 부총재보, 이상형 통화정책국장, 봉관수 정책협력팀장.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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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빨라지면 물가 압력 높아져"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의 조기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부총재보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0.5%로 낮은 수준인데 나중에 경기상황이나 금융안정과 물가 상황을 봐서 한 두번 올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긴축'이라고까지 봐야하느냐, 그건 아닐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낮은 수준에서 소폭 점진적으로 올려가는 것을 긴축 기조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기와 물가 상황이 빠르게 호전되고 금융불균형 측면에서 가계부채 누증과 자산시장 투자가 늘어나는 부분들을 종전보다 고려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금리인상시 (가계부채 등) 취약 부문에서 부담이 늘어날 것들은 다른 방법으로 보완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빚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계와 기업들을 위한 금융 지원 등을 통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인상을 한다고 해서 경제회복 속도에 타격을 받거나 할 것 같지는 않고 초저금리를 유지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현재로선 크지 않다"며 올 하반기 금리 인상을 내다봤다. 안 교수는 "향후 백신 접종이 빨라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고 수요 측면까지 움직이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기우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연내 금리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상황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점과 4분기중 가시화될 미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리스크, 미중 갈등 재확산 등의 잠재적 리스크 등이 한은의 조기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강한 성장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이나 한은이 서둘러 정책기조를 조기에 전환할 여지는 아직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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