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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자강’ 앞세운 이준석…득실 계산 시작한 대선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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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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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신임 당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및 야권 대선주자과의 통합을 숙제로 떠안게 됐다. 특히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부터 이 대표가 당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계에 속한다는 점이 논란이 됐기 때문에, 당 안팎의 대선주자들은 이준석호 출범에 따른 득실 계산을 시작했다.

● 윤석열·안철수 등 외부 주자 ‘경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이 대표의 당선이 불러올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11일 “미래에 방점을 둔 이 대표의 혁신 이미지가 검찰 출신인 윤 전 총장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고 했다는 윤 전 총장 발언을 두고 “나중에 그 결과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한 것이 윤 전 대표 측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승민계의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점차 나오고 있는 것.

바른미래당 시절부터 이 대표와 대립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관계가 두 당의 합당의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선출되면 야권통합이 우려된다”고 수차례 말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늦어질 경우 윤석열-안철수가 함께 야권 통합을 논의하는 모습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 통합 협상을 했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통합 과정에서 달인에 가까운 분이기 때문에 역할을 요청드렸다”고 했다. 이 대표가 복당 찬성 입장을 밝혀온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친정 복귀’가 유력하다.

● 유승민·원희룡 당 대선후보 ‘반색’

이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은 자강(自强)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일 것이며 우리 당과 함께하고 싶어 하는 대선 주자에게도 활짝 문호를 열 것”이라며 대선 관리 방향을 언급했다. 이 대표가 취임 일성부터 ‘자강’을 앞세우면서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겪고 있는 유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당내 대선 후보들은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또 “(당 밖 주자들이) 입당이나 합당하기 전까지 우리 당 룰 세팅 과정에서 당내 인사들의 의견이 주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당장 유 전 의원이 이준석 체제 출범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얘기도 당내에서 나온다. 이 대표는 유승민의원실 인턴에서 시작했고, 탄핵 정국에서의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합당과 결별까지 정치적 동고동락을 함께 해 온 사이다. 특히 선거 과정에선 “유승민 대통령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한 과거 인터뷰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국민과 당원의 마음이 새 지도부를 탄생시켰다”고 썼다. 다만 “‘자기정치’에 능하고, 벌써부터 차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 대표가 무리하게 유 전 의원을 도울 이유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전 최고위원과 같은 ‘탈당파’였던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변화의 시작은 이준석이 이끌었지만 완성은 원희룡이 해내겠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했다.

● 고령층, 영남권도 이준석에게 몰표

이 대표는 당원 14만9000여 명이 참여한 투표에서도 37.4%를 얻어 나 전 의원(40.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번 국민의힘 당원 선거인단 32만여명 중 영남권이 51.3%고, 50대 이상 당원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영남권 중년, 노년층 다수도 이 대표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꼭 성공하셔라. 이 대표가 성공을 못 하면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좌절할 수 밖에 없다”고 격려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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