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호스’ 성정,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장고
지난해 매출 60억원·영업익 5억원 불과…자금력 의문부호
쌍방울 승기 우세 전망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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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스타항공 인수 후보자가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쌍방울그룹과 입찰에 앞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종합건설 업체 성정과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인수에 동원 가능한 자산, 정상화 과정에서 필수적인 추가 투자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쌍방울이 최종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최종인수예정자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드러날 전망이다. 전날 진행된 본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의 광림 컨소시엄이 나홀로 참가하면서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과 매각주관사, 종업원 대표 등 조사위원들은 곧바로 이른바 ‘스토킹호스’ 기업 성정에게 광림 컨소시엄의 입찰 가격과 인수 조건 등을 고지했다.
성정은 이날부터 2~3일 간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시간을 부여받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금요일(18일)께 우선매수권 행사 결정이 완료되고 21일 서울회생법원을 통해 최종인수예정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성정이 광림 컨소시엄보다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우선매수권자라도 본입찰에서 나온 가격을 맞추거나 더 높게 써내지 못하면 매수권을 반납해야 한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우선매수권자를 선정해 매각 성사 확률을 높이는 동시에, 공개입찰을 통해 매각가를 최대한 높여 회생채권 변제율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 만큼 철저히 입찰가를 최우선순위에 둔 매각이 이뤄진다. 현재까지 성정은 입찰가로 600억~700억원을, 쌍방울은 1000억원대 초중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는 성정의 자금 동원력이 ‘광림-미래산업-아이오케이’ 등 우량 계열를 컨소시엄으로 내세운 쌍방울에 크게 뒤쳐진다며 쌍방울의 최종 승기를 전망하고 있다.
성정은 충청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 기업으로, 지반공사 등 토공사업과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 개발 등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성정은 2020년 60억원의 매출, 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연말 기준 성정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억8500여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쌍방울 3개 계열사들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광림이 382억원, 미래산업 148억원, 아이오케이 391억원 등 총 900억원대로 집계된다.
다만 쌍방울 역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추가 자금 동원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찾아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단순히 인수금액 뿐 아니라 회사 정상화를 위해 추가 투입돼야 할 운전자금을 고려하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실탄이 필요하다는 전망에서다.
이스타항공이 현재 변제해야 할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 공익채권은 700억원, 채권자들의 회생채권은 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대 중반 인수가격으로 공익채권을 우선 변제하고 회생채권 일부를 변제하더라도, 이후 운항증명서(AOC) 재발급 비용, 신규 항공기 리스 등 수백억원대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으로 분석된다”며 “쌍방울로서도 추가 자금 투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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