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정례 임무 수행…인도·태평양 지역 일상적 활동" 강조
미군 훈련 때마다 '자국 영해 주장' 중국과 갈등 빚어
나토 정상회의,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중국은 반발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홍준석 기자 = 로널드 레이건함이 이끄는 미국 해군 항공모함 전단이 15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 진입했다.
미 해군은 정례 임무 수행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주요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를 통해 서방세계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직후 나온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해군은 이날 미사일 탑재 순양함 샤일로, 구축함 할시 등과 함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남중국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남중국해에서 고정익 전투기와 회전익 항공기의 비행작전, 해상타격작전, 육상·공중 병력의 합동전술훈련 등을 포함한 해양안보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작전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는 미군의 일상적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항공모함 전단의 남중국해 진입으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중국해는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고 해상물동량이 연 5조 달러(약 5천600조원)에 달해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주변국이 자원 영유권과 어업권을 놓고 끊임없이 분쟁하는 해역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 기지화해 주변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와 대만해협 평화 안정을 주요 외교 의제로 상정, 동맹국과 손잡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진행할 때마다 중국은 평화와 안정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내 왔다.
중국은 지난달 20일에도 미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이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 해역에 진입해 안보 위험을 초래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미국은 불법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미·중 관계에 있어 화약고가 될 수 있는 여러 문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G7이 여러 이슈에 대해 중국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중국 역시 비난으로 맞대응한 가운데 이날 미 해군의 발표가 나온 점에 주목했다.
G7은 지난 11∼13일 영국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홍콩 자치권 훼손,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 인권탄압 논란, 대만 민주주의 위협 등을 거론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과 견제를 강화했다.
다음날인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나토는 "워싱턴조약(나토조약)에 명시된 근본적 가치와 대조되는 강압적인 정책들을 우려한다"면서, 중국에 국제적 약속을 지키고 우주, 사이버, 해양 분야를 포함하는 국제 체제 내에서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친교 다지는 바이든 |
이에 중국 역시 반박에 나섰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사절단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에 나토 공동성명에 대한 문답 형식의 입장문에서 "우리는 시종일관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위협론을 과장하지 말라"고 밝혔다.
그는 나토 30개국의 올해 군비 총액이 중국의 5.6배에 달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도대체 누구의 군사 기지가 전 세계에 퍼져있고, 누구의 항공모함이 사방에서 무력을 과시하는지 세계인들이 똑똑히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자국을 '구조적인 도전'으로 규정한 나토의 공동 성명을 언급하며 "우리는 누구에게도 구조적인 도전을 하지 않겠지만, 누군가 우리에게 구조적인 도전을 한다면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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