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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코로나 속 난민] ④ "고립된 국내 난민들…잔인하게 외부와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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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출신 에코팜므 대표 미야 "난민을 원해 선택한 사람 아무도 없다"

연합뉴스

이주여성 자립 돕는 에코팜므 미야 대표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난민들은 고립됐어요. 이미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는데 이번 일로 자신들이 외부와 잔인하게 차단됐다는 사실을 발견한 거죠"

난민·결혼이주여성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단체 에코팜므의 미야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난민들이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리고 일부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향인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을 떠나 2004년 한국에 정착한 미야 대표는 결혼 후 세 자녀를 키우며 일하는 워킹맘이다.

2009년 에코팜므와 인연을 맺은 그는 수공예 예술품 제작, 난민에 대한 강연 등을 꾸준히 해왔고 에코팜므 전 대표인 박진숙 씨의 제안으로 2019년부터 단체를 이끌고 있다.

그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연합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난민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로 일자리 구하기와 정서적 안정감의 상실을 꼽았다.

국내 난민은 언어적 문제, 안정된 일자리 구하기, 문화 장벽, 의료체계 접근 어려움 등을 호소하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런 문제들이 응축돼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미야 대표는 "많은 난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고 소득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됐다"며 "시간제 일자리라도 구해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고 전했다.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난민에게 닥쳐온 심리적 불안감은 이들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고 그는 덧붙였다.

미야 대표는 "난민을 포함한 많은 국내 거주 외국인은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었고 공공장소에 입장하는 것을 거부당했다"며 "한국인들이 '외국인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이를 옮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미야 대표는 코로나19 속 난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난민도 한국인과 똑같은 '평범한 인간'임을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민이 되길 원해 선택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난민이라는 단어는 특정인의 이름이나 직위도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험을 느껴 안전한 곳을 찾기 위해 고국을 떠나야 하는 재난적인 상황만이 존재할 뿐"이라며 과거 한국인의 삶을 떠올려보라고 주문했다.

전쟁과 일제의 탄압을 피해 고향을 떠나 피신처를 찾아다닌 수많은 한국인의 삶이 현재의 난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미야 대표는 "이러한 방식으로 생각해보면 현재 난민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난민도 사회에서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한 사람'"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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