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안에 이스타항공을 흑자 기업으로 바꿔내겠다.”
형남순 대국건설산업 대표이사 겸 백제컨트리클럽 대표이사 회장. /연합뉴스 |
이스타항공 최종인수예정자로 확정된 성정의 실질적 오너인 형남순 회장은 22일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성정을 최종인수예정자로 확정하고, 쌍방울 그룹 광림컨소시엄을 차순위 예비후보자로 한 이스타항공의 허가신청서를 승인했다. 성정은 충남 부여에 본사를 두고 있다. 관계사로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 등이 있다. 형남순 회장이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 대표를 맡고 있다. 형 회장의 아들 형동훈 대표가 성정을 이끌고 있다.
형 회장은 이스타항공을 5년 안에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으로 지난해 16대였던 항공기 가운데 12대를 반납했다.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하기도 했다. 형 회장은 “손익분기점을 고려할 때 여객항공기는 최소 12대가 넘어야 하고 16대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화물항공기도 3~4대를 확보해 20여대의 항공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5년 안에 계획대로 진행해 이스타항공이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직원들도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항공산업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형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회사에 직격탄이 됐는데 올해 3분기만 되도 백신 접종률이 크게 늘 것”이라며 “여객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어서 내년이면 경영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형 회장의 기존 사업의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이스타항공에 투입할 자금이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성정의 매출액은 59억원,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은 각각 179억원, 146억원이었다. 유동자산은 성정 46억원, 대국건설 150억, 백제컨트리클럽 39억원이다. 형 회장은 “우려의 목소리는 알지만 인수와 경영 정상화 과정을 지켜봐달라”며 “현재까지 필요로 하는 자금은 다 무리없이 준비했고, 앞으로도 충분하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하거나 백제컨트리클럽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형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동업한 적이 없다”며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백제컨트리클럽 등 개인 자산을 매우 높게 평가해준다면 매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성이 없다”며 “정작 이스타항공 직원들과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외부에서 너무 앞서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형 회장도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그는 “채권단과 이스타항공 법정관리인이 채무조정 등을 협의해야 하고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잘 설득해나가는데 인수자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형 회장에게 항공산업은 오랜 시간 꿈이었다. 이스타항공 설립 초기인 2006년 투자금 150억원을 들여 인수를 추진했으나, 당시 백제컨트리클럽 건설사업과 맞물리면서 유동성 문제로 중도에 포기했다. 2010년에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091810)) 인수에 도전했지만 막판에 좌절됐다. 형 회장은 “이스타항공과 백제컨트리클럽 등 사업을 연계해 관광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이스타항공과 성정은 정밀 실사를 생략하고 오는 24일 투자계약(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다음달 20일에 법원에 회생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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