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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붉은 수돗물 사태 2년’…정수장 이젠 AI가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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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 전 과정 실시간 관리 계획

전문가 가정 방문 검사 서비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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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강원도 춘천의 한 아파트 세면대 수도에서 붉은빛을 띤 수돗물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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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평택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화성정수장은 인공지능(AI)이 정수 공정을 제어한다. AI가 취수원에서 공급받는 원수의 탁도를 판단해 약품 주입량 등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정수장 운영을 효율화하고,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를 예방한다.

제2의 ‘적수(붉은 수돗물) 사태’를 막고,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정수장에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수돗물 관리 체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23일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수돗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국민 중심의 수돗물 서비스 혁신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인천시의 ‘적수 사태’에 이어 지난해 인천·제주 등의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면서 확산된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수자원공사는 국내 수도공급의 절반(48%)을 담당하고 있다.

수돗물 서비스 혁신의 핵심은 ‘국가 상수도 전 과정의 스마트화’를 통해 안전한 상수도 공급체계를 실현하는 것이다. 취수원에서 수도꼭지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 감시하고, 사고 발생 시 자동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상수원에서 가져온 물을 정화해 가정으로 보내는 수돗물 공급의 핵심 시설인 정수장에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화성정수장은 2019년부터 일부 공정을 AI가 제어하도록 했는데, 올해 전체 공정으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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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에서 지방 상수도 신규관로로 교체하는 모습. [사진 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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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는 AI 시스템을 내년 23곳, 2023년 19곳 등 총 43개 광역 정수장에 구축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AI 도입을 통해 인간의 실수를 방지하고 코로나19 등과 같은 비상상황에도 안정적으로 고품질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의 광역·지방 상수도 노후관도 교체한다. 환경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9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노후 관로로 인해 연간 수돗물 전체 생산량의 10.5%인 7억t의 수돗물이 버려져 낭비되고 있다. 팔당댐 저수 용량의 2.9배에 이르는 양이다. 또 수도관 총연장 중 21년 이상 된 노후관이 전체의 34%(7만5557㎞)에 달해 사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1조9000억원을 들여 광역 상수도 중 총 992㎞의 노후관을 개량할 계획이다. 또한 노후 상수관이나 정수장을 보유한 118곳의 지자체를 선정해 2024년까지 3조962억원을 투입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도 추진한다.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인 ‘수돗물 안심 서비스’도 전국으로 확대한다. 이는 가정집 수도꼭지에서 전문가가 수질을 직접 검사해 수질 정보를 제공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제도다. 현재 경기 파주·경남 거제 등 전국 22개 시군에서 시행되고 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수돗물 안심 확인제를 시행한 이후 만족도가 53.9%에서 88.4%로 크게 올라갔고, 수돗물을 먹는 비율도 41.4%에서 44.1%로 높아졌다. 환경부는 수돗물 안심 확인제를 2025년까지 모든 지자체로 확대해 개별 가정에서 수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구자용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이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비율은 2017년 기준 7.2%로 선진국보다 매우 낮은데 이는 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이라며 “수돗물 안심 확인제를 모든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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