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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KB금융, 카뱅 상장에 '불안한 잭팟'…인터넷은행 IPO 가속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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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상장에 KB금융 투자 ‘잭팟’…위협적 경쟁자 등장은 ‘불안’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IPO도 탄력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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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성기호 기자] 카카오뱅크의 8월 상장으로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주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로 조달하는 2조원 이상을 은행업 확장의 발판으로 활용한다고 밝힌만큼 업계 1위 은행이자 카카오뱅크의 3대 주주인 KB국민은행은 위협적인 경쟁자를 맞이함과 동시에 쏠쏠한 평가차익을 얻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8월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전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주당 희망공모가는 3만3000~3만90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주식 수 4억7510만주 기준으로 15조6783억~18조5289억원이 된다.


이는 국내 1, 2위 금융지주인 KB금융(23조8000억원)과 신한금융(21조6000억원)에 이어 시총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만약 카카오뱅크 주가가 공모희망가 최상단 대비 30% 오른다면 KB금융을 넘어 단숨에 시총 1위 금융주 자리를 꿰찬다. 대어급 IPO 사례에서 나타나는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 2배 후 상한가)에 성공할 경우 시총이 48조원대로 뛰어 KB금융과 신한금융을 합친 것 보다 많아지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주식시장 뿐 아니라 업계 경쟁력 측면에서도 KB금융에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은 2조1598억∼2조5525억원 수준이다. 희망 공모가 최하단 기준 신주발행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순조달 금액은 최소 2조1393억원이 된다.


카카오뱅크는 자금 활용계획으로 ▲여신을 포함해 자산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자기자본 확충 ▲우수인력확보 및 고객경험 혁신 ▲금융소비자 편익증대 ▲금융기술 연구개발(R&D) ▲핀테크 인수합병(M&A) ▲글로벌 진출 등을 제시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특성상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확대에 주력하겠지만 자본확충을 통해 대출 상품의 유형과 규모를 확대하고 금융과 IT기술의 융합 및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해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KB국민은행과 같은 리그에서 경쟁해야 하는 경쟁자임은 분명하다.

투자 잘한 KB국민은행…지분 평가이익 '쏠쏠'

KB금융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이번 카카오뱅크 상장이 쏠쏠한 지분 평가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카카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이은 카뱅 3대주주로서 3809만7959주(지분율 9.30%)를 보유 중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카카오뱅크 지분을 갖고 있다.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 약 1조5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2016년 첫 투자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에 총 투자한 2300억원 대비 5배가 넘는 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국민은행은 카뱅 상장 후 당장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상장으로 국민은행은 보유 주식 가치가 뛴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투자 ‘잭팟’을 터뜨릴테지만 마냥 좋아할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번 상장으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만큼 빅테크(대형정보통신기업)와의 전면전을 준비하는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위기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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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뱅·토뱅도 힘 실려…속도 내는 인뱅 IPO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증시 도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다음 주자는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유력하다. 케이뱅크는 IPO에 대한 계획을 직접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내년 흑자전환·2023년 IPO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까지 IPO를 못하면 최대 주주인 비씨카드가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을 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케이뱅크의 흑자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오면 그만큼 상장도 빨라질 것이라는게 시장의 관측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가상화폐 열풍에 힘입어 올 1분기 1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폭이 지난해 동기(24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1조2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


오는 9월 출범을 예정하고 있는 토스뱅크도 IPO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에 대한 인가를 결정하면서 손익분기점 도달 예상 시점인 2025년까지 증자계획을 이행하도록 하는 ‘증자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부대조건을 내걸었다. 흑자전환이 이뤄지면 곧바로 IPO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2025년을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5년보다 앞서 흑자가 이뤄지면 IPO의 시점도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IPO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증자 과정에서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방식도 열려있는 선택지"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IPO 로드맵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2025년에는 3개 인터넷은행 모두 상장이 이뤄지게 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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