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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X파일은 마타도어…검증은 팩트에 기초해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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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출마선언 직후 곧바로 기자들의 질문 검증대에 섰다. 약 48분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기자 18명의 질문을 받고 각종 의혹과 국민의힘 입당, 정치적 중립 논란 등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중앙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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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여론의 시선은 윤 전 총장이 처가 논란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어떻게 돌파할 지에 집중됐다. 윤 전 총장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적극적으로 의혹을 반박했다. 그는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장 피해준 적 없다’는 발언이 보도된 데 대해서 “저는 그런 표현을 한 적 없는데, 어떻게 그런 말이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며 “제 친인척이든 어떤 지위에 있는 분들이든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있어서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10원 한장’ 발언은 지난달 26일 윤 전 총장을 만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전한 발언인데, 정 의원은 이후 “사석에서 한 얘기가 와전됐다”고 윤 전 총장에게 사과했다.



    “X파일, 출처 불명의 일방적인 마타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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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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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전 총장은 본인과 처가 의혹이 담겼다는 ‘X파일’ 논란에는 “문건을 보지 못했다”며 “출처 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일방적인 마타도어를 시중에 유포한다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을 무제한 검증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합당한 근거와 팩트에 기초해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는 직접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혼선을 빚었던 윤 전 총장이 어떤 입장을 낼지도 관심사였다. 그는 국민의힘에 대해 “과거 탄핵도 겪고, 국민이 보기에 미흡한 점도 많을 것”이라면서도 “저는 자유를 굉장히 중시하고, 국민의힘과 정치 철학면에서는 생각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늦지 않게 참여할 거냔 질문엔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전직 검찰총장의 대선 도전이 적절하냐는 중립 논란에는 “최고 지휘권자인 검찰총장을 지낸 사람이 선출직에 나서지 않는 관행은 의미가 있지만, 절대적 원칙은 아니다”며 “법치와 상식을 되찾으라는 국민 여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정치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자신이 수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에는 “현직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며 “그러나 (전직 대통령의) 연세도 있고, 여자분(박근혜 전 대통령)도 있으며 장기 구금에 안타까워하는 국민이 있다. 그런 생각에 어느정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선 “가석방 문제가 논의되는 것 같고, 절차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질문엔 “24년 전에 성남지청에 근무할 때 법정에서 자주 뵀다”며 “굉장히 열심히 하시고 변론도 잘 하셨던 걸로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별 정책에 대해선 앞으로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겠나”라며 말을 아꼈다.

    야권 대선 주자로 부상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생각을 묻자 “참 어려운 질문”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러곤 “검찰총장 취임했을 때 예방을 가서 뵌 게 다 인데, 자상하게 손수 커피를 갈아 타 주시던게 생각난다”며 “법관으로서 기품이 있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감사원장을 하시는 과정을 지켜보며 인격적으로 참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이밖에 회견에선 이런 질문과 답변도 오갔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선 어떻게 할 생각인가.

    “외교는 실용주의,실사구시, 현실주의에 입각해야 되는데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 현안들을 전부 하나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랜드 바겐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복지와 성장 어느 쪽에 방점을 찍고 있나.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싶다.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선 복지가 필요하고, 지속가능 복지를 위해선 성장이 필요하다. 두 개가 하나의 문제다.”

    -검찰 개혁에 대한 생각은.

    “난 검찰 개혁을 반대한 적이 없다. (다만 검찰 개혁을) 사회적·경제적·정치적 강자를 (위해) 방탄을 만들기 위해 해서는 안되는 거라 생각한다.”



    질의응답서 ‘국민’ 37회, ‘공정’ 15회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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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떠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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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기로 한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앞에 윤 전 총장의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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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전 총장 뒤편에는 ‘공정과 상식으로, 국민과 함께 만드는 미래’라는 슬로건이 걸렸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이란 표현을 37회을 썼고 공정이란 단어도 15회 언급했다. ‘법(법치)’는 18회, ‘국가’ 11회, ‘상식’은 8회 언급했다.

    윤 전 총장은 사회자가 질의응답을 마무리 지으려 하자 “한 두 분만 더 하자”며 추가 질문을 받았다. 회견 뒤엔 취재석으로 내려가 “그동안 전화도 못 받고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며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푸른색 넥타이도 시선을 끌었다. 윤 전 총장은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돼 처음 출근할 때, 지난해 말 검찰총장 직무배제 명령 효력이 정지돼 업무에 복귀했을 때도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맸다.

    출마 장소인 서울 양재동 매헌 윤봉길 기념관은 취재진과 지지자 수백명이 몰려 북새통이었다. 윤 전 총장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고, 약 150개 화환도 줄지어 섰다. 정진석, 권성동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25명(무소속 송언석 의원 포함)도 참석해 윤 전 총장에 힘을 실었다. 윤 전 총장은 “국가의 기본을 세우고 나라를 정상화하겠다는 열망으로 모이신 여러분의 열망과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한 뒤 행사장을 떠났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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