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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방역 태업으로 위기”… ‘코로나 청정국’ 北 동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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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 북한서 확진자 가능성 제기

통일부 “예단해 언급하기 어렵다”

김정은 “간부혁명 일으켜야 할 때”

대대적 문책 인사… 공개는 안 해

군 서열 1위 리병철 경질 가능성

세계일보

북한 노동당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지난 29일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책임 간부들이 태만해 비상방역 중대 사건을 야기했다고 질책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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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부문에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며 간부들의 직무 태만과 무능을 질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당 핵심 요직에 대한 인사도 이뤄졌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위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가 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국가비상 방역전의 장기화의 요구에 따라 조직기구적, 물질적 및 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업)함으로써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 사건을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중대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청정국이라고 주장해 온 북한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이 중대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예단해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단순 방역 허점을 메워 나가기 위한 것일 수도, 방역 장기화에 따른 취약성이 증대된다고 보고 조치를 취하고 내부 기강 잡기 등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문제는 북한의 대외기조에도 영향을 끼치는 중요 사안이다. 북한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경제난에도 국경 봉쇄라는 고강도 조치를 취했고 지금까지 외부 유입 가능성에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김 위원장은 또 “중대과업 관철에 제동을 걸고 방해를 노는 중요 인자는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성”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경제 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하는 흉내만 낼 뿐 진심으로 나라와 인민을 걱정하지 않고 자리 지킴이나 하는 간부들을 감싸줄 권리가 절대로 없다”고 밝혀 간부들에 대한 강한 통제와 단호한 처벌을 예고했다.

세계일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간부들을 질책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김 총비서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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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소환·선거했으며 국가기관 간부들을 조동(이동) 및 임명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다. 대대적인 문책성 인사가 이뤄진 셈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위원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5명이다. 이들 가운데 군 서열 1위인 리병철 부위원장 경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국 위원 중에서는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과 최상건 당 비서 겸 과학교육부장이 경질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당 간부들을 대거 교체함으로써 내부 기강을 다잡고 심화하는 경제난의 책임을 이들에게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확대회의는 지난 15∼18일 당 전원회의를 진행한 지 11일 만에 열린 것으로, 참석 규모로 보면 당 전원회의에 버금간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회 간부, 성·중앙기관의 당 및 행정 책임간부, 도당책임비서와 도인민위원장, 시·군·연합기업소 당책임비서, 무력기관, 국가비상방역부문의 해당 일군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원재연 선임기자 march2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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