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준 원장이 오십견 환자의 어깨관절 가동 범위를 점검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
어깨가 아프고 불편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의심하는 질환이 ‘오십견’이다. 질환에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제대로 알고, 제대로 치료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놔두면 낫겠지’라는 생각에 병을 키운다. 연세스탠다드정형외과의원 장기준 원장은 “오십견을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게 되면 병을 키우고 어깨관절에 제약이 생기는 만큼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오십견 환자 15.5%는 40대
오십견(五十肩)은 ‘50대에나 걸리는 병’이 아니다. 여전히 50대 환자가 가장 많긴 하지만, 그보다 젊은 나이에 경험하는 사람도 상당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오십견 환자는 50대가 10만3153명(34.2%)으로 가장 많지만 60대 환자가
9만7207명(28%), 40대 환자도 5만1691명(15.5%)에 이른다.
사실 오십견은 의학적으로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부른다. 어깨관절은 활동 범위가 큰 반면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개의 인대와 근육이 지지하고 섬유주머니(관절낭)가 둘러싸고 있는 구조인데, 오십견은 이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고 유착이 생긴 상태다. 오십견이 오면 통증이 심하고 어깨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른 질환이 원인이 돼 오십견을 유발하기도 한다. 장기준 원장은 “오십견은 어깨를 지탱하는 힘줄인 4개의 회전근개에 미세한 파열이나 불균형, 석회화로 발병하는 경우가 꽤 많다”며 “따라서 어깨관절을 통합적으로 보고 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십견은 단계적으로 악화한다. 처음엔 통증과 함께 관절운동 범위가 줄어들다가, 나중엔 통증이 사라지더라도 어깨가 뻣뻣하고 어깨를 바깥쪽(외회전, 오른쪽 어깨의 경우 시계 방향)으로 돌리거나 들어 올리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한다. 오십견을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고도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어깨가 굳어진 것처럼 활동성이 그만큼 제한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임상에서는 진단 시 어깨를 바깥쪽이나 안쪽으로 돌려보는 방법이 사용된다.
10분 내 시술 완료, 시술 당일 퇴원
오십견은 자연 회복되기도 하지만 환자는 잘 올라가지 않는 어깨와 어깨 주변의 심한 통증을 안고 지내야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1~3년간 지속할 수 있다. 제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나중에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장 원장은 “오십견은 시간이 오래 지나면 통증이나 관절의 강직이 좋아질 순 있지만 원인이 되는 회전근개의 불균형이나 파열, 석회화 등은 계속 남아 있게 된다”며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에는 진통소염제 등으로 통증을 경감하는 약물치료, 관절낭에 직접 소염제를 주입하는 주사치료, 재활운동 등이 적용된다. 그중에서도 효과적이면서 간단한 시술법으로는 ‘견관절 관절낭 확장술 및 교정술’이 꼽힌다. 한번에 어깨관절의 운동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치료법이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는 데다 5~10분 만에 끝나는 시술법이다.
이 시술법은 수면 마취나 어깨 부분 마취 상태에서 주사로 관절낭 안에 식염수를 40㏄ 이상 채워 유착되고 굳은 관절낭을 부풀려 수압에 의해 터지게 하는 원리다. 관절경을 이용해 유착된 관절낭을 분리하는 ‘관절낭 유리술’과 효과나 작용은 같지만 간단하게 고통 없이 어깨관절 가동 범위를 충분히 넓힐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장 원장은 “(견관절 관절낭 확장술 및 교정술은) 시술 후 상처와 합병증이 거의 없고, 시술 당일 퇴원과 함께 거의 정상에 가까운 드라마틱한 관절 범위 회복과 통증 경감 효과가 있다”며 “오십견 치료가 완료된 뒤에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원인 질환인 회전근개의 불균형이나 파열, 석회화 건염 등도 같이 치료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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