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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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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강행·백신부족 日 스가 정권, 도쿄의회 선거 충격 패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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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공명 공동여당, 都 과반 의석 회득 목표 실패

당초 공동여당 최소 과반 전망…“대패 할말 없다”

코로나 대응 실패·백신 부족·도쿄올림픽 강행원인

교도 “총리 교체론 부정못해”…스가 강판 가능성도

세계일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일 총리관저에 있는 도쿄올림픽대회 마스코트 앞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도쿄=교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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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정권이 중의원(하원) 총선의 전초전이었던 도쿄도(都)의회 선거에서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하는 패배를 당하면서 정국 운영과 총선 전략에 치명타를 입었다.

자민당은 4일 실시된 임기 4년의 도의회 의원 선거(총 127석)에서 직전보다 8석 늘어 33석을 차지해 원내 제1당으로 복귀했다. 국정 공동여당인 공명당은 선거 직전과 같은 23석을 얻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특별고문으로 있는 지역정당이자 도정(都政) 여당인 도민퍼스트회는 6석이 감소한 31석으로 제1당에서 제2당으로 내려앉았다. 일본공산당은 1석이 늘어 19석, 국정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7석 증가한 15석을 확보했다.

자민당과 공명당 합계 의석은 56석으로 당초 최저 목표이었던 과반(64석) 획득에 실패했다.

자민당은 충격을 받았다. 아사히신문은 5일 선거 결과에 대해 “대패배다. 할 말도 없다”는 각료의 반응을 전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도민퍼스트회의 기세가 예전 같지 않자 자민당 내에서는 공동여당 합계 최소 과반, 자민당 단독 최대 50석 중반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팽배했다.

공동여당의 패배 원인은 자민당 부진에 있다. 공명당은 후보를 낸 23명 모두 당선해 1993년 이래 7회 연속 도의회 선거에서 입후보자 전원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에 비해 60명이 입후보한 자민당은 반타작 수준이다. 자민당이 얻은 33석은 직전인 2017년 선거에서 도민퍼스트회의 돌풍에 역사적인 패배를 당했을 때 손에 넣은 23석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역대급의 초라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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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 방송이 5일 전날 실시된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를 보도하고 있다. NHK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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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코로나19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대회가 초점이었다. 스가 정권은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인한 감염 재확산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와 예약 혼란 △대회 강행에 대한 불만이 증폭하면서 성난 민심의 역풍을 맞았다. 대회 연기나 취소를 주장했던 입헌민주당이나, 즉각 적인 취소를 요구했던 일본공산당은 의석을 늘렸다.

스가 총리는 이번 선거를 포함한 연속적인 선거 패배로 구심력이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중·참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3개 선거구에서도 자민당은 모두 패배(부전패 포함)한 바 있다. 자민당 집행부 일원은 “예상외 결과다. 이대로는 중의원 선거가 위험하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스가 총리는 당초 이번 도의회 선거 승리로 정권을 안정시킨 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발판 삼아 중의원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이었다. 이젠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조기 강판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교도통신은 “총리 교체론이 나올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며 “(교체론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면 먼저 9월에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하고 (그다음에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에 임하는 전개도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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