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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제주 스타벅스 '일회용 컵 없애기' 실험, 전국으로 확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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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스타벅스가 6일부터 제주 4개점에서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을 시행하면서 도입한 폴리프로필렌 소재 다회용 컵.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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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스타벅스가 6일 일회용 플라스틱 컵 없애기 실험을 시작했다. 제주 4개 매장에서는 테이크아웃 때도 일회용 컵을 쓸 수 없다. 대신 리유저블(다회용) 컵으로 음료를 마신 뒤 반납해야 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가 특정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모두 퇴출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 따르면 제주 서해안로 DT점, 애월 DT점, 칠성점, 협재점에서는 이날부터 일회용 컵이 사라졌다. 개인 컵이나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다회용 컵을 사용해야 한다.

스타벅스는 다회용 컵 약 6만 개를 발주했고 주문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회용 컵은 순수 폴리프로필렌(PP)으로 제작돼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사용한 다회용 컵을 제주 지역 4개 매장과 제주공항에 있는 무인 반납기에 넣으면 보증금이 반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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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제주 지역 폐플라스틱 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을 적용한 무인 다회용 컵 반납기를 가동한다고 6일 밝혔다. SK텔레콤과 스타벅스는 고객이 다회용 컵을 대여할 수 있도록 앱을 개편하고, 제주 시내 4개 시범매장과 제주공항에 다회용 컵 반납기를 설치했다. S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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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에코 제주 프로젝트’를 위해 SK텔레콤,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와 협업했다. 무인 반납기에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영상분석 기술이 적용됐다. 반납기가 투입구 안쪽에 놓인 컵을 촬영해 딥러닝으로 형태를 탐지한 뒤 지정된 컵인지 판별한다. 회수된 다회용 컵은 행복커넥트가 운영하는 세척장으로 옮겨져 소독→세척→살균→건조 과정을 거쳐 매장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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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제주 칠성점에 설치된 개인 텀블러와 다회용 컵 셀프 세척기.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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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다회용 컵 사용 매장에 텀블러 셀프 세척기도 설치했다. 개인 컵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소비자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날 제주 칠성점을 이용한 한 고객은 “늘 일회용 잔으로 가득 차 보기 좋지 않았는데 좋은 시도 같고 반납도 불편하지 않았다"며 "리유저블 컵을 세척해서 넣으니 깔끔하게 반납됐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오는 10월까지 총 23개 제주 매장을 ‘일회용 컵 없는 매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나아가 2025년까지는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커피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타벅스의 시도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회수와 세척에 한계가 있었던 다회용 컵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주라는 한정된 공간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다회용 컵 회수율이 문제인데 제주는 무조건 공항을 통해야 하는 섬이라 가능할 수도 있다”며 “스타벅스 실험 결과를 보고 도입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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