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이어 말聯도 허가 임박
대형 플랫폼 합류에 독과점 우려
6일(현지시간) 어니스트영(EY) 조사자료를 보면 향후 3년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최소 10개에서 최대 15개에 달하는 인터넷은행이 새롭게 문을 열 전망이다.
지난 주 말레이시아에선 신규 인터넷은행 허가심사에는 29개의 법인이 신청서를 냈다. 이들 중 허가를 받을 회사는 5개에 불과하다. 심사 결과는 내년 쯤 발표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무한한 기회가 있는 ‘블루오션’이란 평을 듣는다. 인터넷 이용 인구가 미국보다도 많은 4억 명에 달한다. 이들 중 대다수는 아직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다. 오프라인이 아닌 인터넷은행을 이용하면 적은 비용과 빠른 속도로 은행 업무를 해결할 수 있다. 인터넷은행은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전통 은행업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주목할 부분은 다국적 기업의 지원을 받는 핀테크 회사들과 대형 IT기업들의 진출이다. 금융의 국가간 경계가 흐려지고, 플랫폼의 금융 독과점이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말레이시아에서 승차공유 서비스로 시작된 그랩은 싱가포르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획극했다. 현재는 파트너사인 싱가포르 통신 대기업 싱텔(Singtel)과 함께 말레이시아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에 신청서를 낸 기업들 중에는 다국적 통신사인 악시아타(Axiata)와 말레이시아의 저가항공사 에어 아시아(Air Asia)의 계열사인 빅페이 등이 포함됐다. 말레이시아 대기업 YTL Corp Bhd와 제휴를 맺고 있는 게임 및 전자상거래 그룹 씨(Sea)도 싱가포르에 이어 말레이시아의 인터넷은행 라이센스에 도전했다. 2019년 홍콩에서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은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 텐센트도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8개 기업에 인터넷은행 인가를 내줬는데, 텐센트 외에도 앤트그룹(Ant Group), 샤오미, 중국 공상은행(ICBC),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 자딘매시선 등 쟁쟁한 대기업들이 포함됐다. 앤트 그룹은 싱가포르에서도 이미 허가를 받았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공공정책 연구소의 람키센 라잔과 바브야 굽타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규제 당국은 여러 산업과 부문을 넘나드는 빅테크의 상호 연계활동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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