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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배우도, 언론인도 탈출···탈레반 진격에 아프간 떠나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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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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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바드기스주를 침공한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군인들이 전선에서 잠시 멈춰서 있다. 바드기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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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현지 전문직 종사자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현지시간) 탈레반 진군에 배우, 언론인, 데이터 분석가 등이 고국을 떠나거나 떠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유한 아프간 사람들이 주변국인 터키, 아랍에미리트, 우즈베키스탄 등으로부터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암시장에서 수천달러를 지불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아프간 방송사 1TV를 운영하고 있는 하미드 하이다리는 이민과 함께 방송국을 해외로 옮기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슬람 통치 아래에서 자유로운 보도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탈레반에 의한 암살 시도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3개월간 인도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 7살이었던 1996년 목격했던 탈레반군이 사람들을 처단하는 모습이 생생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여성의 학업과 사회진출을 금지하고 있는 만큼 그들이 아프간을 점령하면 특히 여성 노동자들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파간의 유명 여성 배우 하시바 에브라히미(24)는 탈레반의 보복이 두려워 호주에서 머물고 있다. 에브라히미는 지난해 9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에서는 여배우를 매춘부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길거리에서 이유 없이 모욕을 당했고, 친척들은 일을 계속하면 탈레반에 활동을 알리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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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유명 배우 하시바 에브라히미가 출연한 영화 <컨테이너에 갇힌 사랑>의 한 장면. /하시바 에브라히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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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데이터 분석가인 마스우마 타지크도 다시 난민생활을 하게 될까 걱정하고 있다. 부모를 따라 이란으로 피난갔던 그는 미군이 아프간에 들어온 7살때 자국으로 돌아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아프간 유명 대학을 졸업해 지금은 부모와 5명의 형제, 자매들을 부양할 만큼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하지만 타지크는 “많은 꿈과 계획이 모두 위험에 처했다”며 “수년간의 연구가 무용지물이 될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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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떠나고, ‘배움의 기회’도 줄어들면서 아프간의 미래 세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 카불에서 아프간 전통 현악기 루밥을 가르치는 한 여성은 얼마 전 살해 위협을 받았다. 그는 “이 악기를 가르칠 수 있는 여성 교사는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수업을 더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미군의 출군이 본격화되면서 탈레반은 지속적으로 아프간 점령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7일 북서부 바드기스주 칼라이나우에서 아프간군과 교전을 벌이다 밀려났다. BBC는 최근 몇주간 탈레반이 수십개 지역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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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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