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서울대 청소노동자 필기시험은 중국인 유학생 안내 위한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대 생활관담당자 해명

학교 측, 인권센터에 조사 의뢰

노조 "수첩·입간판으로 충분” 반박

헤럴드경제

7일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 조합원 사망 관련 오세정 총장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고인이 근무하던 925동 여학생 기숙사 앞에 붙은 추모 글이 붙여져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대에서 청소노동자가 ‘직장 갑질’에 의해 숨졌다는 논란과 관련해 담당책임자가 억울하다는 입장을 학교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고인이 소속된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담당자는 전날 학교 측에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담당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것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생활관 자체 조사에서 위계에 의한 사망이라고 볼 수 있는 정황을 찾지 못해 우리로서는 해결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슈가 됐던 한자와 영어로 생활관 이름을 묻는 필기시험에 대해서는 “해당 생활관 기숙학생 1300명 중 500명이 중국인으로, 이들에게 최소한 생활관의 이름을 안내할 수는 있어야 했기에 낸 질문”이라며 “괴롭히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단정한 퇴근복장을 입지 않은 사람에게 인사고과점수를 깎는 등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문제를 제기한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관계자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생활관 안내가 필요했다면, 청소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외국어가 담긴 수첩을 지급하거나 입간판을 설치하는 등 다른 조치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했을 것”이라며 “업무와 무관한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공개하는 등 모멸감을 준 행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사람이 죽은 문제에 대해 최소한의 도리를 보여야 하지 않겠냐”며 “학교 측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고 앞으로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악학생생활관 담당자는 노조와 유족이 요구한 산재 처리와 관련해서는 지원이 필요한 일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학교 측은 이번 문제에 진실규명을 위해 자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전날 총장 직권으로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인권 침해 여부의 객관적인 조사를 서울대 인권센터에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 씨는 학교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두고 유족과 노동조합 측은 ‘직장 내 갑질’에 시달린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새로운 안전관리팀장 발령 이후 청소노동자들이 직장 내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채상우 기자

123@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