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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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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와 정신 건강, 왜 그들은 더 이상 '노력'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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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2030세대를 '밀레니엄 세대'라고 부른다. 앞선 다른 세대들과 비교해서 짧아지는 근속 연수, 잦은 퇴사율은 현재 밀레니엄 세대를 대표하는 수식어가 되었다. 또한, 밀레니엄 세대는 현재 대한민국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우울한 세대이다. 왜 앞으로 올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밀레니엄 세대는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고통받고 있을까?

하이닥

2030세대는 왜 지쳤는가?
번아웃 증후군은 일종의 정신적 탈진이다. 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한다. 과도한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 그러나 노력에 비해 적은 보상, 직장에서의 불공정함, 그리고 자신의 신념과 가치와 충돌하는 업무 등의 이유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심한 피로를 느껴 열정을 잃어버린 것을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노력이 부족하다.” 현재 기성세대들이 2030세대를 비판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문장이다. 586세대로 대표되는 기성세대들은 지금 청년 세대가 과거 기성세대와 다르게 “편하게 자라서 끈기가 없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회학자들은 청년 세대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는 과열된 교육열과 취업난, 그리고 그에 따른 경제적 압박으로 청년세대가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사교육 의존도는 세계 1위이며, 2020년 기준 사교육비 총규모는 21조 원에 육박한다. 또한, 대한민국 청년들의 대학 진학률은 70%로 10년째 전체 OECD 국가 중 1위를 달린다. 그에 반해 작년 고학력 청년 취업률을 67.1%에 불가하며, 2021년 기준 한 번도 취업을 못 해본 2030세대 청년의 수가 32만 명에 달한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청년들의 생존을 위한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다.

2030세대와 스트레스
2030세대의 번아웃 비율이 기존 세대들보다 더 많다는 것은 거꾸로 이야기하면, 현재 2030세대와 현대 사회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현재 2030세대의 스트레스 지수는 전 세대 중 가장 높다. 서울시가 발표한 세대별 스트레스 지수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스트레스 지수가 각각 37.9%와 36%로 1~2위를 차지했다.

한국 사회의 과열된 경쟁 문화와 너무 높은 기대치가 2030세대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았고, 자연스럽게 청년 세대의 우울증 지수 역시 높아졌다는 평가다. 또한, 2020년 기준으로 청년 우울증 진료건수가 2019년과 비교해서 5.8%가 증가했다. 물론,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순 없겠지만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2030세대의 방식은 기성세대와 다른 것 같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30세대는 586세대와 비교해서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0세대와 SNS 그리고 정신 건강
SNS와 미디어, 인터넷의 발달로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비교하기 쉬워졌고, 그 덕분에 청년들 사이의 열등감과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기존에 SNS의 목적이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자주 만날 수 없는 친구들과 소통하는 창구였다면, 현재 SNS는 행복과 부를 경쟁하는 경기장이 되었다.

미국 피츠버그 의과대학 연구진은 19~32세의 성인 1,800명을 대상으로 SNS 사용과 그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SNS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1.7~2.7배까지 높았다. 이유인즉, SNS 게시물 속 타인의 단편적인 모습과 자신의 현실을 계속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SNS에 올라오는 타인의 행복한 일상을 보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타인보다 행복해야 한다는 행복 강박증이 한국 특유의 경쟁 문화가 뒤섞여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청년을 위한 사회는 없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사회도 2030세대의 번아웃 수치가 높은 이유이다. 많은 2030 청년들은 높은 목표치를 가지고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끊임없는 노력과 높은 목표는 종종 청년들의 목을 옥죄이는 사슬이 된다.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전체 OECD 국가 중 제일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에만 13,79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 수치는 하루 평균 37.8명이나 된다. 더 큰 문제는 10~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이다. 10~30대의 전체 사망원인 중 자살로 인한 사망은 10대는 37.5%, 20대는 51%, 30대는 39%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로 학업, 취업 스트레스와 같은 사회적 요인을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많은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청년들의 우울과 자살률이 이미 위급한 수준이며,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심도 최우선으로 다루어야 한다”라고 앞다투어 얘기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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