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더반 주상복합 건물 화재
2층서 던진 아기 행인들이 구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낯선 이들을 믿는 것 뿐이었어요.”
남아프리카공화국 해안도시 더반에 사는 날레디 만요니는 지난 13일 폭동 사태 와중에 아찔한 경험을 했다.
두 살배기 딸과 함께 남자친구가 사는 시내의 주상복합 건물에 방문했다가 건물에 불이 난 것이다. 엘리베이터 운행도 중단돼 16층에 있던 만요니는 딸을 안고 계단으로 뛰어내려왔다. 하지만 1층 출입구가 막혀있었다. 만요니는 2층 발코니로 가 도움을 호소했고, 거리의 낯선 이들에게 두 살 딸을 던져 딸을 구할 수 있었다.
이런 장면은 폭동사태를 취재하던 <비비시>(BBC) 카메라맨에게 포착돼 널리 전해졌다. 만요니는 이후 딸을 안고 <비비시>와 인터뷰했다. 그는 “사람들이 ‘아이를 던져’, ‘던져’, ‘던져’라고 외쳤다”며 “그들이 딸을 받았을 때 안심이 됐다. 정말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아직 거기 남아있었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왜냐면 딸이 거기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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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서 던진 아기 행인들이 구조
13일 남아공 더반의 한 빌딩에 화재가 발생해 날레디 만요니가 2살 딸을 행인들에게 던지고 있다. BBC 유튜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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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낯선 이들을 믿는 것 뿐이었어요.”
남아프리카공화국 해안도시 더반에 사는 날레디 만요니는 지난 13일 폭동 사태 와중에 아찔한 경험을 했다.
두 살배기 딸과 함께 남자친구가 사는 시내의 주상복합 건물에 방문했다가 건물에 불이 난 것이다. 엘리베이터 운행도 중단돼 16층에 있던 만요니는 딸을 안고 계단으로 뛰어내려왔다. 하지만 1층 출입구가 막혀있었다. 만요니는 2층 발코니로 가 도움을 호소했고, 거리의 낯선 이들에게 두 살 딸을 던져 딸을 구할 수 있었다.
이런 장면은 폭동사태를 취재하던 <비비시>(BBC) 카메라맨에게 포착돼 널리 전해졌다. 만요니는 이후 딸을 안고 <비비시>와 인터뷰했다. 그는 “사람들이 ‘아이를 던져’, ‘던져’, ‘던져’라고 외쳤다”며 “그들이 딸을 받았을 때 안심이 됐다. 정말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아직 거기 남아있었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왜냐면 딸이 거기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이컵 주마(79) 전 대통령 수감으로 촉발된 폭동 사태는 발생 엿새째인 14일(현지시각)에도 계속됐다. 72명이 사망했고, 1200명 이상 체포됐다. 폭동의 진원지인 더반에서는 대형마트와 물류창고 등이 약탈당해 주민들이 식료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아공 소비재 협의회는 최소 800곳이 약탈당해 손실이 50억랜드(약 3900억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남아공 최대 정유회사인 사프레프도 소요 때문에 공장 문을 일시적으로 닫았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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