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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유행에 조기인상 무산됐지만
경제 회복세 훼손할 정도는 아냐
한은, 성장률 4% 유지 전망
1765조원 가계부채 등 초저금리 부작용 우려
한은, 10월 금통위서 금리인상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지만 금리인상 시점은 한 박자 느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들어 급격히 늘어난 코로나19 확진자가 금리인상의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적어도 3분기엔 인상을 단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고 경제 충격도 크지 않은 게 확인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단기간 내 진정이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다음 달까지 코로나19 확산세와 경제영향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멀어진 3분기 금리인상
보름 전만 해도 한은 안팎에선 3분기 중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컸고, 일각에선 7월 금리인상설까지 제기됐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경기 과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창립기념일 기념사, 물가설명회 등에서 연내 금리인상을 명확히 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한은과 정부가 공동으로 나서 통화·재정정책의 엇박자 논란을 불식시키기도 했다. 정부도 연내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7월 들어 상황이 급반전되며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1600명을 넘어설 정도로 확산세가 빨라졌다. 빚을 내 1년 이상 버틴 자영업자의 부담이 또다시 커진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를 올리기가 조심스러워진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계속해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연내 금리인상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단기에서 중장기적 변동 요인으로 갈지 여부가 변수"라고 말했다.
초저금리 부작용 우려에 ‘10월 인상론’ 재부상
시장에서는 한은이 8월 금통위에서도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10월에나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과 영향을 점검하고, 다음 달 26일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은 뒤에야 금리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다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경제회복세를 심각하게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코로나19 학습효과가 있고, 3분기 중 대규모 백신접종이 예정돼 있다. 백신을 맞은 후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적다. 시티그룹은 한국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해도 소비가 전반적으로 회복국면에 있다고 판단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4%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1765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과 부동산·주식 쏠림현상과 같은 초저금리 부작용이 더 크다는 점도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한국의 금융 불균형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취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은행권 가계대출은 41조원 넘게 불어나며 사상 최대 폭 증가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변동성은 일부 업종, 즉 외식·스포츠·문화산업에 문제를 일으키지만 우리경제의 큰 축을 차지하는 수출제조업엔 영향을 많이 미치진 않는다"며 "세계경제 회복세도 델타 변이 때문에 특별히 주저앉지는 않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을 중심으로 물가도 뛰고 있기 때문에 방역으로 인한 충격은 재정정책으로 해결해야 하며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으로 풀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도 한은으로선 부담이다.
한은이 금리를 올리면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빨리 금리인상에 나서는 셈이 된다.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은 양적완화(QE) 정책의 일환으로 취했던 채권 매입을 오는 23일부터 전격 중단하기로 했다. 기준금리(0.25%)를 동결하긴 했지만 채권매입 중단은 금리인상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주중앙은행(RBA)도 지난 6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첫 단계에 나서기로 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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