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국채선물, 금리동결에 안도했다 간담회 후 가격 급락
지표물 3년 국채금리 10bp 이상 폭등…`베어 플래트닝`
4차 대유행 누른 금융불균형 우려…통화정책 정상화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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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보인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에 국고채시장이 요동쳤다.
단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현물 금리가 급등하고, 국채선물 가격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금통위 결과 기준금리는 9번째(1년 2개월째) 동결했지만 연이어 나온 통화정책방향 결정문과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결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이를 예상하지 못했던 채권시장에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 이후 3년물과 10년물 국채 현물 금리 변동 추이. 최근 장단기 금리 차이가 좁혀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
15일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국고채 현물 금리는 지표물인 3년물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단기물 금리 급등에 따라 장·단기물 금리 차가 좁혀지는 `베어 플래트닝` 현상을 보였다. 베어 플래트닝 현상이란,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급등했다. 특히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9.8bp 오르면서 연내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 인상 예상을 반영한 수준을 보였다. 한은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그 시기도 그만큼 앞당겨졌다는 의미다. 국고채 1년물 금리와 2년물 금리도 각각 6bp, 12bp 가량 오르며 단기 금리가 급등했다. 장기물 금리도 10년물과 20년물이 2bp씩, 30년물과 50년물이 1bp씩 오름세를 보였지만 단기 금리에 비해 오름세가 크지 않아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졌다.
3년 국채선물 가격 변동 추이. (자료=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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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국채 현물 금리보다 시장 상황에 더욱 민감한 변동성을 보이는 국채선물 움직임을 보면 이번 금통위 결과가 얼마나 매파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3년 국채선물 가격은 33틱 내린 109.99, 10년 선물은 보합인 126.90으로 거래를 마쳤다.
3년 국채선물(KTBF)은 전일대비 5틱 오른 110.37에 출발해 기준금리 동결이 발표된 이후 장중 110.39까지 올랐으나 통방문 발표와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직후 가격이 급전직하했다. 이는 한은 금통위 통방문과 이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쏟아진 영향이다. 7월 통방문에서는 5월 금통위 당시 있었던 ‘당분간’이라는 문구가 삭제되고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확실한 문구가 추가됐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0.5%포인트 올리는 것만으로 금융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지만, 금리 인상이라는 게 한 두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 이전으로 기준금리를 되돌려 놓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또 한은 추천 인사인 고승범 위원이 소수의견을 냈다는 점도 시장의 예상 밖이었다. 5월 금통위 의사록 내에서 가장 매파적 인사로 추측되는 조윤제 위원이 아닌 고 위원이 소수의견을 냈다는 것은 이 총재와 이승헌 부총재 등 3명이 의견을 같이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초 채권시장에서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인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더 많았기 때문에 그보다는 더 매파적이었던 셈”이면서 “소수의견이 나오더라도 조윤제 위원이나 임지원 위원 등이 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와 달리 한은 추천 인사인 고승범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밝히면서 향후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에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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