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203명 체포…진압 위해 군 병력 10배 증강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남서부 소웨토에 위치한 자불라니 쇼핑센터에서 2021년 7월 12일(현지시간) 약탈 진압을 명목으로 경찰(SAPS)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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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폭동이 일주일째 접어든 15일(현지시간) 사망자 수가 117명으로 늘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정부는 시위와 약탈을 진압하기 위해 군 병력을 10배 증강하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쿰부조 은샤베니 남아공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요하네스버그는 현재 비교적 평온한 상태에 있지만 이번 폭동 진원지인 남동부 콰줄루나탈주(州)는 여전히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일 남아공 정부는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약 2만5000명의 예비군 병력을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최초 배치된 병력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이미 1만 명이 이날 추가 배치됐다고 은샤베니 대행은 밝혔다.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이 재임 9년 동안 저지른 부정부패 혐의로 지난 8일 구금되면서 이튿날 촉발한 이번 폭동으로 벌써 일주일째 식량·연료·의약품 약탈 등의 폭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폭동은 1994년 총선거를 통해 민주화를 이룬 이후 발생한 최악의 소요사태로 꼽힌다. 남아공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800여곳의 상점이 약탈 피해를 입고, 최소 2203명이 체포됐다.
다만 요하네스버그는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자경단이 소동 진압에 참여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
지역 지도자 무사 엠벨레 라데베(30)는 AFP와의 언터뷰에서 "국민들이 경찰보다 군대를 더 무서워하기 때문에 군을 배치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 "소웨토 자불라니 쇼핑센터에 모여든 천 명의 사람들을 통제하는 데 단 4명의 군인이면 충분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동남부 보슬로루스 한 몰 내부가 2021년 7월 13일(현지시간) 약탈 폭동 이후 아수라장이 된 모습.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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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재 남아공의 불안은 국가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무디스 애널리스트 아우렐리엔 말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폭동은 남아공이 특히 청년층 사이에서의 높은 소득 불평등과 실업률로 발목 잡힌 국가 신용도에, 이미 내재돼있던 사회적 위험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불안이 장기화하면 구조개혁과 재정 건전성 회복, 장기적 성장 전망 회복 등 당국이 직면한 과제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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