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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중국이 '역대급 로켓' 만들어 하려는 놀라운 일[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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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우주실험실 '스카이랩'의 모습. 사진 출처 =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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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중국이 우주 굴기를 선언한 후 우주에서도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화성 탐사용 로버 '주룽'을 무사히 착륙시켜 미국을 단 번에 따라 잡은 게 대표적 사례죠. 이번엔 중국이 역대 최강급 우주 발사체를 개발해 미국보다 한 발 앞서 우주태양광발전을 상용화하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의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에 따르면, 중국 발사체 기술연구소 로켓전문가인 롱 레하오는 지난달 24일 홍콩에서 개최된 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중국이 현재 창정(長征)9호라는 초대형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입니다. 중국이 기존 사용 중인 창정5호는 지구 저궤도 화물 수송 능력(페이로드)가 25t에 그쳐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이에 중국 당국은 2018년부터 창정9호 개발을 검토했고 올해 2월 공식 승인했습니다. '우주 굴기'를 내세우고 미국과 경쟁하겠다는 중국 답게 사상 최강 로켓을 개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지난 3월 초 곧바로 기존 엔진보다 4배 강력한 500t의 추력을 가진 엔진의 시운전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창정9호는 1단부와 부스터 등 총 12개의 500t급 엔진을 달아 무려 6000t의 추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다고 합니다. 중국은 설계대로라면 자체 무게(발사 중량ㆍ4400t)를 제외하더라도 지구 저궤도에 140t, 달까지 50t 이상을 실어나를 수 있는 초중량 슈퍼 파워 로켓을 보유하게 됩니다. 중국이 개발 중인 추력 500t급의 엔진은 역대 세번째로 강력한 힘을 자랑합니다. 러시아판 우주왕복선 에네르기아 부란의 RD-170 엔진(740t), 미국 아폴로 프로젝트의 새턴 V 로켓의 F-1 엔진(690t) 정도만 앞설 뿐 다른 엔진들은 상대가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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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단 한 번의 발사로 사람과 탐사선을 달에 보낼 수 있는 것은 현재까지 새턴V 밖에 없었지만, 이제 창정9호가 뒤를 잇게 됐습니다. 새턴V가 더 이상 생산이 안 되는 상황이니 창정9호가 유일하죠. 미 항공우주국(NASA)이 아르테미스 달 착륙 계획을 위해 개발 중인 우주발사체(SLSㆍSpace Launch System) 조차 달에 보낼 수 있는 페이로드가 27t에 불과해 역부족입니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십 정도가 창정9호에 필적하는 수준입니다. 스타십은 지구 저궤도에 100t을 실어 나를 수 있고, 궤도상 추진체 보급을 받으면 화성까지도 100t을 수송할 수 있게 개발 중입니다. 다만 10여차례에 걸쳐 폭발 사고가 일어났고, 머스크가 '화성에 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 와서, 롱 레하이는 이날 창정9호를 이용해 지구로부터 3만5786km 떨어진 고궤도에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마이크로웨이브나 레이저를 이용해 지상에 전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2022년 고궤도에 시험용으로 소규모 태양광발전을 시작할 계획이며, 2030년 쯤 메가와트급 시설로 업그레할 계획입니다. 특히 창정9호의 개발이 완료되는 데로 100회 이상의 발사로 1만t 이상의 설비를 운송해 2050년까지는 기가와트급 상업용 발전소 건설을 마치고 운영한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경제성과 제조 비용, 전력 전송의 안전성·효율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하네요.

우주태양광발전소 건설은 러시아의 로켓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콥스키가 1920년 제안했을 정도로 오래된 아이디어입니다. 특히 최근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장기 계획으로 미뤄뒀던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추진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정지궤도의 태양광은 지상보다 훨씬 강력하기 때문에 최대 10배 가량의 전력을 더 생산할 수 있고 24시간 발전이 가능해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중국의 고민처럼 안전과 효율, 비용의 문제에 부딪혀 있습니다.

유럽우주국(ESA)는 최근 우주태양광발전소를 세우고 빛을 통해 지구로 전력을 보내는 빔드파워(Beamed Power) 발전소 건설을 위한 자금 조성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미국도 2040년까지 3만6000㎞의 정지궤도에 길이 약 3㎞ 크기의 태양 전지판을 펼쳐 태양광발전을 하고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지구로 보낸다는 계획을 세운 적이 있습니다. 2014년 미국 에너지기업 PG&E가 2025년까지 200메가와트급 태양광발전소를 정지궤도에 세우겠다고 나서기도 했죠. 일본도 1980년대부터 적극 추진해 왔는데, 2030년대 이후 기가와트급 발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은 2019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29년까지 소규모 태양광 발전 위성 2기를 쏘아 올려 테스트 베드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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