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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단독] “‘일 벌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vs “갑질 몰랐을 때 한 말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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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두고 엇갈린 학교 측-유족

청소노동자 행정담당자 “남편 세 차례 만나…갑질 언급 없어”

고인 남편 “갑질 몰랐을 때 상황…지금이라면 만날 생각 없어”

헤럴드경제

지난 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조합원 사망 관련 서울대학교 오세정 총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대학교 노동자들이 멀리서 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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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을 두고 청소노동자를 관리했던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행정담당자와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59·여) 씨 유족의 주장이 또다시 엇갈렸다. 담당자는 노조의 개입 이전까지 유족이 일을 크게 벌이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족 측은 갑질 상황에 대해 몰랐을 때 한 말을 담당자가 부정적인 뉘앙스로 얘기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행정담당자 A씨는 19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27일 고인의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남편을 처음 만났다”며 “그 자리에서 남편은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2일 남편이 먼저 연락을 해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인사행정부장, 안전관리팀장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며 “남편이 장례식장에 와줘서 고맙다고 산재 신청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하지만 남편의 태도는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갑질 의혹을 제기한 7일 기자회견 당일 바뀌었다”며 “회견에 앞서 남편을 만났으며, 그는 ‘일이 커졌다’는 말을 했다”고 남편의 태도 변화에 노조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A씨는 “회견 당일에도 남편에게 사실관계에만 어긋나지 않으면 괜찮다고 말을 전했다”며 “세 차례의 만남 동안 남편은 단 한 번도 ‘갑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편인 이모 씨는 담당자가 경황이 없을 때 한 말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이날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장례식장 당일에는 경황이 없었으며, 갑질 사실에 대해서도 알지 못해 담당자에게 ‘조용히 일을 처리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회관에서 점심을 먹었지만, 이 때에도 갑질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서 그런 것뿐이다. 만약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그럴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날 오후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기숙사에 간 후에야 아내의 동료들로부터 갑질 내용을 전해 들을 수 있었고 이에 대응을 준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견 당일 오전 담당자에게 ‘일이 커졌다’고 말한 것은 별 생각 없이 이야기 한 것을 담당자가 부정적인 뉘앙스로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당시 담당자는 굉장히 흥분해 ‘회견에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면 수집해 대응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모 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팀장이 청소노동자의 근무 기강을 잡겠다며, 단정한 복장을 요구하고 업무와 무관한 쪽지 시험을 치르는 등 ‘직장 갑질’을 하고 무리한 업무를 지시한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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