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디지털인재 블랙홀' 된 시중은행, 인터넷은행보다 많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 금융지주·시중은행의 디지털·IT 인력 규모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앞질렀다. 인터넷은행·빅테크·핀테크 등 금융업권에서 IT 인재 확보 쟁탈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수시채용을 통해 발 빠르게 디지털 인재 흡수에 나서면서다. 앞으로 인재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시중은행, 디지털 인력 확보 가속화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인터넷은행 못지않은 IT전문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IT전문 자회사 하나금융티아이에는 이날 기준 1019명의 IT 인력이 근무 중이다. 하나금융티아이 관계자는 "지난해 150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올해도 작년 규모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IT전문 계열사인 우리FIS·신한DS의 인력 규모는 각각 1000여명, 938명이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은행권이 오프라인 지점 축소에 나서는 대신 IT인력 확충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KB국민은행 천호동지점에 영업점 통폐합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1.01.26 yooksa@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IT인력 규모를 공개한 KB국민·우리·하나은행 내 IT·디지털 전문 그룹 인력은 현재 기준 1820명에 달한다. 은행별로 500~600명대의 디지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빅테크·핀테크 등의 도전에 직면한 시중은행들은 안팎으로 디지털 인력 확보에 사력을 다해왔다. 그 결과 현재 시중은행들의 디지털·IT 인력 규모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훌쩍 뛰어넘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현재 IT 인력은 각각 400명, 160명 정도다.

◇ 은행권, '양손잡이형' 인재 선호

시중은행들은 IT 개발인력을 중시하는 인터넷은행과는 다르게 은행 실무 역량과 디지털 역량을 모두 쥔 '양손잡이형' 인재를 추구한다. 신한DS 관계자는 "다른 IT 전문회사와 다르게 금융 IT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며 "금융 업무이다 보니 아무래도 실무적인 적용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손잡이형' 인재 양성을 위해 기존 은행원을 대상으로 전 방위적인 디지털 교육도 펼친다. 특히 산학연계를 통한 교육 과정 마련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숭실대학교와 협업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 디지털 전반에 걸친 실무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하반기부터 그룹사 연수생을 대상으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두 자릿수에 달하는 디지털·IT부문 신입행원에 국내 주요 대학의 디지털금융 MBA 교육을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카이스트와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워리어(Warrior) 프로그램'을 개발, 연수 대상 직원을 참여시킬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2018년 초부터 임직원 디지털전환 교육을 진행했다. 전사적인 디지털 교육을 토대로 전 은행을 디지털 플랫폼화해 부서 간 협업 효율을 높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작년 말 디지털·IT·데이터 등 기능별로 분리돼 있던 조직을 플랫폼 조직으로 전면 개편했다"며 "기존엔 디지털금융그룹이란 단일조직에서 디지털 사업을 도맡았지만, 플랫폼 개편 후 전 은행 차원에서 디지털 협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채용 인원 절반은 디지털 인력으로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인력 확보 노력은 채용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은행들은 수시채용 인원의 40~50% 가량을 디지털 역량을 지닌 인력으로 뽑고 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공개채용 인원 200명 중 170명을 IT 전문 인력으로 채용했다.

수시채용이 없는 농협은행도 정시채용에서 디지털 역량을 중점적으로 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최근 채용은 블라인드를 원칙으로 하지만, 디지털·IT 자격증 소지 유무는 예외"라며 "모든 분야에서 인재 채용을 할 때 디지털·IT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산업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빠른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디지털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IT 인력은 부르는 게 몸값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며 "앞으로 토스뱅크 출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으로 디지털 인재 영입전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byhong@na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