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조사 34%, 2012년 이후 최저
"올림픽 하면 분위기 바뀔것" 기대 무산
스가 총리 연임 구상에도 빨간 불
24일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올림픽 개막 뉴스가 실린 신문 전시대 앞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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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올림픽 개막부터 주말까지인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은 34%로, 지난달 여론조사 대비 9%포인트나 하락해 작년 9월 스가 내각 출범 후 가장 낮았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지난달 대비 7%포인트 상승한 57%로, 내각 출범 이후 최고였다.
타 언론사에 비해 자민당 정부에 비교적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닛케이 조사에서 34%는 충격적인 수치다. 민주당 정권 시절이던 201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동시에 7년 8개월간 이어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당시 최저 지지율인 38%보다 4%포인트나 낮다.
올림픽 직전 스가 정권 지지율은 지지통신(29.3%), 마이니치신문(30%), 아사히신문(31%), NHK(33%) 등 모든 조사에서 출범 뒤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재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절반이 넘는 국민들의 반대에도 올림픽을 강행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수치였다.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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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선 "올림픽이 열리고 일본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 들려오면 여론도 바뀔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만으로 보면 상황은 정부의 기대와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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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도 확진자 5천명 넘어
이유는 역시 코로나19다. 8월 20일까지 긴급사태가 발령돼 있는 올림픽 개최지 도쿄에선 25일 176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요일 확진자로는 최다였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502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올림픽 관계자 중에도 이날만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7월 1일 이후 총 132명으로 늘어났다. 전국적으로 환자가 늘면서 위기 상황에 처한 의료계에선 "지금은 올림픽을 할 때가 아니다"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24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 시부야 역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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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조사에서도 이번 올림픽에 대해 31%가 "개최를 다시 연기, 또는 중지했어야 한다"고 답했다. "무관중 개최가 타당하다"는 답변은 37%였고, "원래대로 개최했어야 한다"는 답은 3%에 그쳤다. 정부의 전반적인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8%로 절반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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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열리는 해엔 총리 사임"
9월 말로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스가 총리는 올림픽에 사활을 걸었다. 올림픽을 무사히 마치고 백신 접종을 가속화해 코로나19 상황을 안정시킨 후,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총리직을 3년 더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면 자민당 내에서 '중의원 선거 전 새 총재를 선출하자'는 목소리가 거세질 수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4일자에서 일본 역사상 올림픽이 열린 해엔 예외 없이 총리가 바뀌었다는 '징크스'를 전하기도 했다. 1964년 도쿄 여름올림픽, 1972년 삿포로 겨울올림픽,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 등 세 번의 올림픽이 끝난 후 당시 총리들이 모두 사임했다는 것이다.
1996년 아셈 정상회의에 참석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 당시 일본 총리가 태국 방콕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하시모토 총리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을 마친 후 선거에서 참패해 사퇴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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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10월 열린 도쿄올림픽 당시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 총리는 올림픽 한 달 전 암이 발병해 올림픽 폐회식 다음 날인 10월 25일 사임했다. 1972년 2월 삿포로올림픽은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총리 재임 중 열렸는데, 그는 같은 해 5월 '오키나와(沖繩) 반환'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완수하고 6월 사임했다.
1998년 2월 나가노올림픽 당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총리는 올림픽 후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자 선거 다음 날 물러났다. 지난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대장염으로 사임하지 않았다면, 올해 올림픽 후인 9월에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3선까지 연임할 수 있는 자민당 총재 임기를 꽉 채웠기 때문이다.
마이니치는 결국 스가 총리가 징크스를 깰 수 있느냐는 코로나19 상황 관리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신문에 "도쿄에서만 하루 확진자가 3000명, 4000명까지 늘어나면 (스가 총리는) 퇴진이다"라고 말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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