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카카오뱅크, 혁신과 현실 사이 ③
카카오뱅크의 약진과 상장을 보는 기존 금융회사들의 시각은 위협요인이라는 견해가 대체적인 가운데 금융시장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오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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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앞세운 카카오, 금융그룹 메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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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원이다. 리딩금융을 놓고 경쟁하는 KB금융지주(21조4973원)와 신한지주(19조6824억원)에 육박한다. 앞으로 상장하게 될 카카오페이까지 가세하면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국내 금융지주의 시총을 모두 앞지르게 된다.
무엇보다 강력한 플랫폼이 강점이다. 금융업계에도 비대면·디지털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에 견주기에는 약하다.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한 앱을 보유한 카카오뱅크에 고객을 뺏길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모바일 리서치 업체 오픈서베이가 전국 2050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금융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응답자의 25.9%가 '지난 3개월간 은행 방문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7% 상승한 수치다. 금융업권에서는 앞으로 카뱅이 기존 은행 고객을 더 뺏어갈 수 있다고 우울한 전망을 한다.
카카오뱅크 뿐만 아니다. 카카오페이의 성장에 결제시장을 도맡아온 카드사도 위기감을 느낀다. 카카오페이는 모든 카드를 등록해 고객에게 온·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2019년 48조원이던 카카오페이 거래액은 지난해 67조원으로 40%나 성장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올해 카카오페이를 통한 거래액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한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는 카드승인실적 상승세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 나름대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예컨대 플랫폼 전략으로 맞서려는 KB금융이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사 플랫폼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능별 7개로 나눠진 앱을 10월까지 2개로 구조조정하는데 기존에 앱이 너무 많아 불편하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빅테크와 플랫폼 경쟁을 펼치기 위한 것이다.
기술 개발 환경과 조직 구성을 빅테크처럼 전부 바꿔나가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은 "해외 사례만 봐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이 핀테크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전략으로 핀테크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국내 시중은행들도 최근 인공지능(AI) 어드바이저 기반 유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존 금융사 가 가진 본연의 경쟁력을 잘 갈고 닦는다면 카카오뱅크·페이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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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본연 경쟁력은 기존 금융사가 앞서" … "금융사도 경쟁력 있는 플랫폼 개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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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카카오 금융그룹의 등장이 기존 금융회사에 큰 위협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강력한 플랫폼의 등장이 금융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은 맞지만, 기존 금융사가 갖고 있는 금융 본연의 경쟁력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빅테크와 경쟁을 통해 금융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은행 고위관계자는 "과거 자동화기기(ATM)가 등장했을 때도 전체 창구직원의 자리가 없어질 것이란 분석이 많았지만 실제로 전통적인 금융은 그대로 남아있다"며 "빅테크가 개인 고객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을진 몰라도 기업을 비롯한 더욱 다양한 데이터는 여전히 금융기관이 많이 갖고 있고, 이를 통해 마이데이터사업 등에서 차별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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