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카카오뱅크, 혁신과 현실 사이 ④
카카오뱅크의 상장은 임직원과 주주에겐 '대박 잔치'의 시작이다. 공모가가 3만9000원으로 정해지면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카뱅 임직원들은 총 900억원의 평가차익을 본다. 카뱅 주주들도 수천억원의 지분 평가이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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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임직원 총 평가차익 909억원…윤호영 대표 평가차익 17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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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를 기준으로 할 때 카뱅이 상장된 뒤 카뱅 임직원들은 주당 3만4000원의 차익을 볼 수 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카뱅 주식 1주를 5000원에 살 수 있어서다. 스톡옵션 행사 가능 기간은 2026년 3월25일까지다. 카뱅이 2019년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중 미행사 수량은 총 267만2800만주다. 카뱅 임직원들이 전부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총 평가차익은 909억원에 달한다.
윤호영 카뱅 대표의 경우 52만주를 확보하고 있다. 차익으로 177억원을 실현할 수 있다. 각각 40만주, 22만4000주를 보유하고 있는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 정규돈 카뱅 최고기술책임자(CTO)의 평가차익은 136억원, 76억원씩이다. 업무집행책임자인 이형주·고정희·유호범·김석·신희철 등은 각각 7만주· 7만주·4만주·3만5000주·3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 직원 135명이 총 127만8000주를 갖고 있어 단순 계산으로만 1인당 평균 3억2000만원의 차익을 낼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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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의 첫 직장 입사 동기들은 아직 부장급…177억원 포기한 이용우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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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1971년생(만 50세)다. 대학 졸업 후 1996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에 입사해 8년 동안 근무한 후 2003년 다음다이렉트로 직장을 옮겼다. 이후 2014년 카카오에서 '1인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카카오뱅크 설립에 나섰고, 2017년 카뱅이 출범하면서 대표가 됐다. 윤 대표의 첫 직장인 롯데손보에 남아있는 입사 동기들은 현재 부장급 또는 상무급인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손보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각 사업 부문 그룹장을 맡고 있는 미등기 임원들의 연봉은 1인 평균 2억5434만원이다. 부장급의 경우 1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가 177억원의 차익을 낼 수 있게 되면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정)의 '선택'도 재차 주목받고 있다. 이 의원은 카뱅 출범 멤버로, 윤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의원도 2019년 당시 윤 대표와 같은 수량인 스톡옵션을 52만주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에 영입되며 공동대표직을 내려놓았고 스톡옵션도 포기했다. 결과적으로 이 의원은 177억원의 실현 가능 차익과 국회의원직을 맞바꾼 것이 됐다. 이 의원은 금융권 경력을 살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해 국회의원 세비(수당)는 연 1억5280만원이다. 일반수당·특별활동비 등 각종 명목의 수당과 경비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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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투자한 주주들도 지분 평가차익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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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카카오 외에 카뱅 지분에 투자한 주주들도 큰 이익을 보게 됐다. 카뱅의 주요 주주로는 한국투자금융지주(손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포함· KB국민은행·넷마블·SGI서울보증보험·우정사업본부·예스24·이베이코리아 등이 있다.
한국투자금융이 가장 큰 평가차익을 얻는다. 카뱅의 2대 주주인 한국투자금융은 손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지분을 포함해 카뱅 지분의 31.62%(1억2953만3724주)를 갖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은 올 1분기 카뱅 지분의 장부가액을 9469억원으로 공시했는데 공모가 기준 지분 가치는 5조518억원으로 껑충 뛴다. 국민은행도 막대한 평가차익을 보게 됐다. 국민은행은 카뱅 지분의 9.3%(3809만7959주)를 갖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장부가액은 9524억원이었다. 공모가 기준 국민은행이 보유한 카뱅의 지분 가치는 1조4858억원으로 증가했다. 넷마블·SGI서울보증보험·우정사업본부·예스24·이베이코리아 등도 수천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게 된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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