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이전보다 공개처형 감소"...국제 인권단체 "北 여전히 잔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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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이 탈북민 면접을 통해 북한 인권 실상을 분석하면서 "외부 세계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실질적인 인권 개선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근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시로 공개 처형이 사라졌다는 증언을 공개했지만, 국제사회의 의견은 엇갈린다.
국무총리실 산하 통일연구원은 23일 '북한인권백서 2021'을 공개했다. 북한인권백서는 탈북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내 인권 상황을 분야 별로 정리해 일반에 알리는 게 목적이다. 올해 백서는 최근 국내로 입국한 탈북민 중 50명을 선정해 심층면접을 진행한 결과를 반영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로 국내 입국 탈북민 수가 급감해 면접 결과만으로 북한 인권 실상을 객관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통일연구원은 밝혔다.
Q. 북한 인권 정말 좋아지고 있나?
A. 백서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체제 이완을 우려해 한국 방송물 시청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 감시나 사생활 침해가 심해졌으며, 특히 탈북자 가족을 둔 주민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감시·도청이 이뤄진다는 증언도 나왔다.
반면, 김정은 정권 이후 공개처형의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백서는 "북한에서 여전히 정치 사상적 죄목과 미신행위 등에 대한 공개처형은 지속되고 있지만, 이전보다 공개처형 빈도가 줄어들고 주민동원도 줄었다는 증언이 수집됐다"고 밝혔다. 또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탈북민 중에는 "김정은의 명령으로 2013년 이후 전국적으로 공개 총살이 없어졌다"고 증언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교화소 등 구금시설 내 구타와 가혹행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동시에 북한 당국이 구류시설 내 인권유린 상황을 감시한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증언을 근거로 통일연구원은 "외부 세계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실질적인 인권 개선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Q. 북한 인권 개선 효과? 국제 인권 단체 반응은?
A.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영국 의회 내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들의 모임(APPG NK)'이 20일 공개한 북한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여전히 북한 내부에서는 살인, 비인간적인 고문, 처벌을 비롯해 강간, 강제 낙태, 영아 살해 등 성별에 기초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1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이후부터 2020년까지의 북한 인권 실태 조사 내용이 담겼다.
위원회는 이번 조사가 인권침해 증거 수집, 잔혹 행위 지도화 등 필요한 대응을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의 반인도범죄 잔혹 행위와 그 심각성을 조명한 COI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7년이 지나도록 인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Q. 북한 인권 문제에 북한은 어떤 입장인가?
A. 북한은 국제사회의 북한 내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서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와 설전을 벌였다. 유엔에서 북한 대사와 한국 인권 단체 관계자가 인권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인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김 대사는 북한 내 인권 상황을 지적하며 사실 관계를 묻는 인권 단체를 향해 "왜곡된 사실에 기반한 질문"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도 북한은 지난 5월 미국의 대북 인권 지적에 대해 "최고 존엄 모독"이라며 "전면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로, 상응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민감한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북한 내 성폭력과 인신매매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은 김 대사는 장애인 권리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장애인 권리에 대한 국제적 수준을 충족하며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Q. 북한대사 주장처럼 북한 내 장애인 인권 보장되나?
A. 국제 사회에서는 이 같은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2018년 북한을 방문한 유엔 장애인인권특별보고관에 따르면, 북한 장애인은 평양에서 추방되고, 수용소 내에서 강제 불임 시술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 내에서 장애인은 신축 건물에 접근할 권리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원 기자 mom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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