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밤 담화 "군사연습, 남북 관계 흐리게해"
"통신선 복원, 남북정상회담 확대는 경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 역할을 해 온 김 부부장은 이날 저녁 담화를 내고 “며칠간 나는 남조선 군과 미군과의 합동(연합)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들을 계속 듣고 있다”며 “우리는 합동군사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 나는 분명 신뢰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수뇌(정상)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ㆍ미 군 당국은 10∼13일 사전연습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 16∼26일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을 각각 진행하는 일정으로 훈련을 준비 중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413일간 중단됐던 남북 통신선 재개에 합의하고, 연결에 나섰지만 당국간 회담 등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추가 협의에 나서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는 한ㆍ미 연합훈련이 진행상황에 따라 남북관계를 다시 경색시킬 수 있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가 연합훈련을 강행하면 통신선 복원 그 이상을 바라지 말라는 북한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며 "연합훈련 실시 여부가 향후 남북 관계를 규정짓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우리 측의 결단을 촉구한 담화"라고 분석했다.
6월 22일 미국을 향해 "꿈보다 해몽"이라는 담화를 낸 뒤 한 달 넘게 침묵을 지켰던 김 부부장이 통일부 고위 당국자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필요성 언급 이후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연합훈련이 연기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연합훈련의 연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선 연결 당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통신선 복원은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청구서를 꺼내든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 접견을 접견했다. 북측 대표단이 접견장에 먼저 입장해 문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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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 부부장은 “우리(북한)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 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하여 예의주시해 볼 것”이라며 “희망이냐 절망이냐? 선택은 우리가 하지 않는다”고 남측 정부와 미국에 공을 넘겼다.
김 부부장은 또 통신선 연결이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과 관련해선 “서뿌른(섣부른) 억측과 근거없는 해석은 도리여 실망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통신선 연결은) 단절되였던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 놓은 것 뿐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며 “지금 남조선 안팎에서는 나름대로 그 의미를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으며 (심)지어 북남수뇌회담(정상회담) 문제까지 여론화하고 있던데 나는 때이른 경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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