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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코로나에 전세계 주택 시장 들썩… OECD 40국 중 37국 집값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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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은 미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터키 등과 더불어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국가”

조선일보

주요국 집값이 동반 급등하면서 각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주택 앞에 ‘판매 중(For Sale)’ 팻말이 세워져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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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여파로 전세계 주택시장이 30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 시각) 자체 집계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0국(가입예정국 포함) 가운데 올해 1분기(1~3월) 실질 주택가격이 상승한 국가는 37국이라고 보도했다.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은 국가에서 집값이 동반 상승한 것이다. 1분기 주택가격 상승률은 OECD 평균 연간 9.4%로, 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주택가격 상승 원인은 복합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낮은 금리, 코로나 봉쇄로 늘어난 저축, 재택 근무로 인한 개인 공간에 대한 욕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했다. 신용평가업체 스코프레이팅스의 마시아스 플레스너르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공급 부족과 비싸진 원자재값에 따른 건설 원가 상승도 집값 급등의 원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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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이후 OECD 국가의 연간 주택 가격 상승률 변화/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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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가에서는 ‘주택 광풍’(housing fever)이 불고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한국을 미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터키 등과 더불어 집값 상승세가 2분기에도 강하게 지속되고 있는 OECD 회원국이라고 지목했다.

경제학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주택시장 붕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에 비해 구매자들의 신용 등급이 높고 가계 부채 규모가 작은데다 위기를 경험한 은행들이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코티아방크의 브렛 하우스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 불균형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세계 주택 시장의 열기는 더 끓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아담 슬레이터 리드 이코노미스트는 “OECD 국가에서 주택 가격은 장기적 추세와 비교해 10% 고평가됐다”고 분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클라우디오 보리스 통화경제부 부장은 “집값 상승으로 주택 보유자들은 더 부자가 됐다고 느끼며 지출을 늘려 단기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집값의 고공행진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주택시장 호황은 지속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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