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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日 '엔화 ODA외교' 다시 시동 걸었다...올해 사상 최대 [도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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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등지에서 中영향력 확대 견제

파이낸셜뉴스

일본 국기 이미지 위에 일본의 최고액권인 1만엔권 지폐.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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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조은효 특파원】 올해 일본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가 사상 최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엔화 외교'를 앞세워 이들 지역에서 일본의 발언권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2021년도(2021년 4월~2022년 3월) ODA규모를 전년도 보다 11%증가한 1조7356억엔(약 18조2000억원, 지출액 순증 기준)으로 책정했으며, 당초 예정했던 속도대로 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ODA집계는 달러로 환산되는데, 엔화 약세 요인이 없다면 과거 일본 ODA사상 최대였던 1995년(1조5900억엔, 현재 환율 기준으로 16조7000억원)수준을 뛰어넘게 된다.

일본의 ODA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였다. 하지만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여파로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며 국제 ODA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전년도 ODA는 지출 순액 기준으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에 이어 5위였다.

일본이 ODA 외교에 다시 시동을 건 것은 지난해 중반부터다. 중국이 코로나 확산을 계기로 저개발국에 보건 의료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강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지난해 7월 이미 5000억엔(5조2500억원) 규모의 엔화 차관을 2년 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제공하기로 하고, 필리핀 등지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일본의 우방 만들기를 위해 동남아 등지에서 엔화를 적극 뿌리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자료사진.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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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이 주력하고 있는 원조 품목으로는 코로나19 백신과 이와 관련된 의료, 물류 기자재들이다. 일본 국내에서 생산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등지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대만, 베트남 등지에 무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제공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에는 백신 저장 냉동고 및 수송용 차량 등 콜드 체인(저온 유통 체계)공여가 이미 결정됐다. 델타형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된 인도 등에 인공 호흡기와 산소 농축기를 제공했다. 터키에서는 영세기업을 대상으로 저리의 대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필리핀에는 연안 경비 시스템에 대한 자금 협력을 실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내거는 광역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에 대항하려는 기대도 있다"고 전했다. 향후 상당 기간, 일본과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엔화와 위안화 ODA를 통해 원조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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